▶ ‘흑인학생 풍자’ 클럽파티 취소한 미시간 대학, 12시간 마라톤 공개토론으로 현상과 대책논의
▶ UCLA·애리조나 주립대·다트머스 등서도 갈등 부각
전 미시간대학 학장 제임스 두더스타트 교수가 지난주 앤아버 캠퍼스에서 열린 인종갈등을 주제로 한 공개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앤 아버 미시간대학에서 흑인학생 단체가 항의시위를 갖고 있다. 인종차별적 해프닝과 흑인학생들의 소외감에 대한 대응으로 소셜미디어 캠페인 등 새로운 물결의 액티비즘이 대학 캠퍼스들에서 일고 있다.
미시간대학을 소개하는 브로셔엔 캠퍼스의 인종화합 다문화 비전을 강조하듯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잔디밭에 앉아 웃고 대화하는 사진이 실려 있다. 그러나 지난 주 대학도서관에서의 한 장면은 완전히 달랐다. 수백명의 학생과 교직원들이 참가한 12시간 마라톤 공개토론이 진행되고 있었다. 11월에 열려고 계획했다가 거센 항의로 취소된 남학생 사교클럽(fraternity) 파티로 인해 대두된 인종갈등 문제가 주제였다. 파티를 주최하려던 프래터니티 회원은 대부분 아시안과 백인으로 파티에 “래퍼들과 트월커들(엉덩이 춤을 추는 사람들), 갱스터들”을 초대한다고 고지했다.
최근의 이 파티로 인한 도발 외에도 2009년 전체학생의 6.2%에서 2013년 4.6%를 줄어든 흑인학생수의 현저한 감소와 캠퍼스 내 흑인학생들 간의 일반적인 소외감 등이 심화되면서 “미시간 대학에서 흑인으로 사는 것”이란 타이틀의 소셜미디어 캠페인 등을 포함한 학생운동의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 흑인학생 단체인 ‘블랙 스튜던트 유니언’은 학교당국에 흑인학생수를 10%로 늘려달라는 청원을 제출하기도 했다.
유사한 사건과 갈등은 애리조나 주립대, UCLA, 미시시피대학, 다트머스 등 타 대학 캠퍼스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뉴스미디어와 대중문화에선, 부모세대의 삶을 공공연한 인종논쟁과 분리가 지나간 후에 태어난 밀레니엄 세대는 인종을 초월한 우정과 결혼이 일상화되고 인종차별이란 지나간 시대의 유물이 된 통합의 사회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 왔다.
수십명 학생, 교수, 교직원들과의 인터뷰 결과는 현실은 훨씬 복합적이며 인종갈등은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새로운 형태로 전개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우리세대는 인종차별 후(post-racial) 시대에 있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그 관점이 틀렸음을 입증하는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비즈니스 전공의 백인학생 재크 필드(20)는 지적한다. 그는 수박이나 갱 표시 등 인종차별적 심볼을 사용하는 프래터니티 파티 등을 포함해 이런 사건의 상당수는 무지의 소치라고 말했다.
“난 파티 주최 측이 고의로 모욕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본다. 의식적인 인종주의가 아니라 무의식적인 것이다”라고 필드는 말했다.
블랙 스튜던트 유니언의 대변인으로 사회학 전공인 타이렐 콜리어(21)는 캠퍼스 내 인종갈등이 몇 달 동안 고조되어 왔다면서 “지난 학기 내내 갈등이 끓어올랐고 그 파티가 정점이었다”고 전했다.
미 흑인연구학과 타이야 마일스 학과장은 “지금은 ‘인종차별 후시대’가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때때로 난 흑인대통령을 뽑았다는 사실이 그들에게 편견을 가져도 된다는 구실을 주는듯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연방교육부 민권사무국에 의하면 미 전국대학의 인종과 출신민족 관련 불평고발건수는 2009년 555건에서 2013년 860건으로 늘어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같은 증가원인 중 하나는 그 사건을 알리는 소셜미디어의 역할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마찬가지로 인종차별 대응 캠페인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개되는 새로운 물결을 타고 있다.
대학 캠퍼스 내 인종관련 스토리를 알려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한 반응이 전국에서 답지했다. 공공연한 차별에서 둔감한 무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
마이애미의 존슨 & 웨일즈대학 신입생인 백인학생 찰스 트크시크는 공공연한 인종차별은 드물지만 “일부 학생들의 다른 인종에 대한 경멸과 증오는 상당히 깊은듯하다”면서 “일부 학생들은 어떤 특정 인종은 ‘더럽고, 시끄럽고, 무례하다’고 믿고 있다”고 이메일을 통해 알려왔다.
뉴욕주립대학의 흑인학생 조던 테일러는 캠퍼스 내 한 식수대에 붙어있던 ‘유색인종 용((colored only’이라는 표지판의 사진을 보내왔으며 중국계 동성애자인 알레스 노(21)는 인종차별적이고 반동성애적 욕설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프린스턴의 흑인학생은 자신의 기숙사 방문에 흑인비하 낙서가 씌여 있었다고 말했으며 미네소타 대학의 한인 여학생은 동급생들이 “마사지를 하느냐” “집에선 기모노를 입느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미시간대학에서의 ‘인종’은 상당히 오픈된 이슈다. 미시간 주는 2006년 대학입학과 공공기관 채용에서의 어퍼머티브액션 적용을 금지하는 주민발의안을 통과시켰으며 법정 소송 중인 이 발의안은 금년 연방대법원에서 최종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대다수 학생들은 피부 빛에 상관치 않는 인종통합을 사회와 교육기관이 함께 추구해야할 목표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인종차별이 행해지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인종차별시대는 지나갔다’면서 장밋빛 시각으로 보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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