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부진에 학위 생각없이 대학 등록해 저금리 자금 받아
미국에서 고용시장이 부진하자 학위 취득의 목적이 없이 대학에 등록해 연방정부의 학자금 대출을 받아 생활비로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들은 취업 가능성을 높이려고 공부를 더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금리의 학자금 대출을 받기 위해 대학에 등록하고 있으며 학위를 딸 생각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플로리다주의 포트로더데일에서 가게 점원으로 일했던 레이 셀런트(30)도 이런 생계형 학자금 대출자의 한명이다. 그는 2012년에 실직하자 브로워드 카운티의 커뮤니티칼리지에 시간제 학생(part-time student)으로 등록하고 수천 달러의 학자금을 대출받았다. 이 돈으로 어머니의 집세와 자신의 휴대전화 요금을 냈고 때로는 영화도 봤다.
셀런트는 "경제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학교로 돌아가 학자금 대출을 더 받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로 돌아가면서 이전에 대출했던 학자금 상환을 위해 매월 400달러가 나가는 것을 유예받을 수 있었다. 미국 연방정부는 대출자가 학생이면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지 않는다.
미국 대학 관계자들과 연방 감독기관들은 막대한 규모의 학자금 대출 중 어느 정도가 생활비로 충당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지만 정부 보고서와 각종 자료를 보면 생계형 학자금 대출이 실제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지난달 교육부 감사관은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학생이 개인 비용을 위해 대출을 과도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관이 8개 대학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자금 대출 중에서 집세, 교통비, 잡비 등 비(非) 교육 항목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수강 신청을 하지 않은 4만2천명 이상의 학생에게도 평균 5천285 달러의 학자금이 지급됐다.
온라인 학교를 운영하는 카펠라 에듀케이션은 미네소타주의 공립 및 사립 교육기관 학생들의 대출을 조사한 결과, 25∼75% 정도의 금액이 비교육 항목에 쓰였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생계형 학자금 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저금리 자금을 수월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방정부로부터 수천 달러의 저금리 학자금을 대출받는 게 은행 대출보다 쉽다. 연방정부는 대부분의 학자금 대출에 대해 신용조사를 하지 않는다.
미국 연방정부는 학생들이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졸업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학자금의 일부를 생활비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다.
하지만 생계형 학자금 대출이 확산 추세를 보이자 시간제 등 일부 학생에 대한 대출 한도를 낮추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도리 놀트 교육부 대변인은 "학생들이 필요 이상으로 대출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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