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팅리 감독, 푸이그 ‘말썽’에 불쾌한 심경 표현
▶ 엉성 주루플레이-집중력 잃은 불펜도 문제 등장
다저스의 에이드리언 곤잘레스(왼쪽)가 무리한 주루플레이로 횡사한 야시엘 푸이그를 붙잡고 조언을 해주고 있다.
개막 2연전을 휩쓴 팀의 분위기가 왜 이래.
LA 다저스가 지난 주말 호주 시드니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정규시즌 개막 시리즈에서 클레이튼 커쇼와 류현진 두 왼손 선발투수의 빼어난 호투에 힘입어 2연승을 거두고 돌아왔다. 하지만 2연승을 거둔 팀으론 분위기가 그리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수차례 나온 엉성한 주루플레이와 수비 실책, 그리고 구원투수들의 집중력 부족 등 보완해야 할 문제점들이 여럿 드러난 것은 물론 무엇보다도 ‘천방지축’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가 벌써부터 단 매팅리 감독의 속을 부글부글 끓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푸이그는 류현진이 선발로 나선 시즌 2차전에서 2루타 포함, 5타수 3안타로 2타점을 올리며 시범경기의 부진(타율 .122)과 시리즈 1차전에서의 침묵(5타수 무안타)이 그다지 염려할 필요가 없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는 또 이날 두 번이나 주자로서 어이없는 폭주를 하다 횡사하는가 하면 9회 마지막 타석에선 헛스윙 삼진 과정에서 와일드하게 스윙을 한 뒤 허리를 다쳤다며 경기에서 물러나 매팅리 감독의 심기를 극도로 불쾌하게 만들었다.
매팅리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푸이그의 문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허리인 것 같다”고 비꼬듯 대답했다. 그는 “어제는 어깨, 오늘은 허리가 아프단다. 월요일엔 MRI를 하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또 “도대체 헛스윙을 할 때마다 어딜 다쳤다고 한다”면서 “그러다보니 이젠 툭하면 ‘늑대가 왔다’고 외치는 양치기 소년처럼 느껴져 그가 다쳤다고 해도 진짜라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그러다보면 언젠가 정말로 다쳐도 모르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푸이그의 철없는 폭주에 대해선 팀 동료들도 지친 조짐이 보이고 있다. 팀 리더 중 한 명인 에이드리언 곤잘레스는 이날 푸이그가 필드에서 폭주로 횡사한 뒤 그를 붙잡고 심각하게 무엇인가를 이야기했는데 이들은 나중에 라커룸에서 스패니시로 큰 소리를 내며 말싸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엉성한 주루플레이와 함께 이번 시리즈에서 드러난 다저스의 또 다른 문제점은 구원투수들의 집중력 없는 모습이었다. 선발 류현진이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한 뒤 마운드를 넘겨받은 불펜은 마지막 4이닝동안 무려 7명의 투수가 나서 6안타와 7포볼로 5점을 내주며 깔끔하게 이겼어야 할 경기를 마지막까지 극도로 피곤하게 만들었다. 매팅리 감독은 “이런 식으로 경기하곤 이길 수 없다”면서 “매우 짜증나는 게임”이라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물론 이번 여행이 나쁜 점만 부각된 것은 아니다. 두 선발투수 커쇼와 류현진이 거의 완벽한 피칭을 보여줬고 2차전에 선두타자로 나선 디 고든은 4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올리며 스파크 플러그 역할을 확실하게 해줬다. 2차전에서 13안타를 몰아친 타선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호주에서 정규시즌을 시작한 뒤 다시 27일부터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 3연전을 치르고 30일 샌디에고 파드레스와 정규시즌에 다시 들어가는 스케줄은 팀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면에서 지금 다저스는 시즌 2연승 출발의 기쁨보다도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시즌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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