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야구시즌이 돌아왔다. 내가 자랄 때를 생각해보면 정말로 난 딱히 즐겨보거나 좋아하는 스포츠가 전혀 없었던 것 같다. 작은아이가 태어나면서 남편은 아들이 얼른 자라 같이 스포츠를 하고 싶어 했는데 그 아이가 야구를 시작한 지도 벌써 6년째 접어들고 있다. 이젠 아이가 야구를 하니 야구에 대한 나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프로야구는 녹화를 해서 한 경기도 놓치지 않고 볼 정도로 열렬한 팬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남편 또한 본인의 아버지가 자신이 어렸을 적에 그랬던 것처럼 해마다 아이 야구팀의 코치를 하고 있다. 물론 올해에도 어김없이 아이팀의 코치를 맡게 되었다.
사실 대부분 남편이 다 맡아서 아이를 연습경기와 본 경기에 데리고 다니니 남편에 비해 내가 하는 일은 적다 하겠지만 남편이 하지 못할 때는 내가 그 일을 도맡아서 해야 하니 내 역할도 중요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누구나 다 느끼는 것이겠지만 아이에게 스포츠를 위해 투자해야 하는 시간과 돈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원래부터 뭔가를 시작하면 정석으로 해야 된다고 믿는 남편, 하루가 멀다 하고 야구관련 제품을 구입한다. 점점 커가는 아이 나이에 맞게 야구복의 구입은 물론이고 야구 방망이 외에 기타 등등 왜 그렇게 구입해야 하는 물건들은 많은지…. 아이 핑계 삼아 남편이 자기가 사고 싶은 것들을 사는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앞으로 몇 개월은 야구로 가족들의 주말을 거의 반납해야 할 것 같다. 물론 그것을 불평만 하는 건 아니다. 아이가 즐기고 남편이 즐기고 그러면서 새로운 친구도 사귀고 야구로 인연을 맺게 된 가족도 너무 많아서 사실 좋다.
그런데 문제라면 요즘 문득 야구를 하는 횟수가 늘어갈수록 나의 인텐스 수치도 높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정작 아이는 경기에 이기면 좋아하고 지면 한 5분 정도 시무룩하면 그만인데 내가 더 흥분하고 억울해하고 그러는 것 같다. 심판의 판정에 불복하고 원망하고. 야구를 하는 기간 동안은 내 몸 안의 숨어있는 몬스터가 나오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나온다. 올해는 좀 조숙한 베이스볼 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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