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죄를 지은 죄인입니다. 당연히 죄값을 치러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나는 내 딸과 남편에게 더 큰 죄를 지었습니다. 그들에게 속죄할 수 있도록 절 집으로 보내 주십시오. 집에 가고 싶습니다."
남편의 빚 보증 때문에 하루 아침에 길거리로 나앉게 된 한 평범한 주부가 꾀임에 빠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약을 운반하게 되고, 모두에게 외면당한 채 말도 통하지 않는 프랑스 감옥에서 2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해야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집으로 가는 길’에 나오는 여 주인공의 대사다. 오랜만에 가져보는 한가한 주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접하게 된 영화였지만 보는 내내 안타까운 마음과 불편한 현실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모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에서 다뤄져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사회적 이슈가 되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사건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생활고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범죄에 휘말렸던 사람이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는 사실이 창피하기보다 자국민의 안녕 앞에 안이하고 무능할 뿐 아니라 발뺌과 책임전가까지 하는 우리 공무원들에 대한 분노가 앞섰다. 너무나 창피하고 부끄러워 어딘가 숨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변호사는 물론이거니와 통역사의 도움도 없었던 수감자와 프랑스 검사와의 의사소통. 서류처리도 제때에 하지 못했던 우리 영사관이 프랑스 측 관계자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정부 차원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을 철저히 무시하며 이해할 수 없는 권위의식과 보여주기식의 외교에만 익숙해져 있는 국가 공무원들에게 묻고 싶다. 나라가 국민에게는 어떤 의미여야 하며 또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국가 앞에 어떤 존재인지를.
우리에겐 나라를 빼앗겼던 뼈아픈 과거가 있다. 그 설움을 잘 아는 우리는 어느 국민보다도 나라의 소중함을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 하지만 국가 또한 자유를 갈망하며 아낌없이 바쳐진 젊은 청춘과 피 끓던 울부짖음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목 터져라 부르짖는 영혼의 외침이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부디 국민의 안녕 위에서만이 건강한 나라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나라로 우뚝 설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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