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호전 불구 청년 취업은 여전히 먹구름
▶ 가까스로 성공해도 복지·급여는 기대 이하
영주권자인 한인 K모(25)씨는 베이지역 유명 대학의 경제학을 전공했다. 작년부터 20여 곳이 넘는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했지만 원하는 직장에 취직하지 못하고 있다.
K씨는 “풀타임 직장이 없기 때문에 의료혜택은 물론 각종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언론에서는 연일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고 하는데 정작 취직은 남의 일 같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또 “기업들이 경력 직원들을 선호하고. 엔지니어 등 기술직 직원들만 늘리기 때문에 우리와 같은 비기술직 전공자들의 일자리 찾기는 여전히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만큼이나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내 고실업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돌아서고 기업들의 인력 채용도 늘고 있다는 정부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이처럼 대학을 졸업한 비경력자들의 구직난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연구기관인 ‘경제정책연구원’(EPI)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 졸업자 가운데 취업이나 진학을 하지 못한 채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청년백수 세대’(disconnected youth)의 누적으로 올해 졸업생들의 취업시장은 여전히 먹구름이 낀 상태다. 경제 전문지들은 금융위기 이후 실업률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백수 세대 규모가 커졌다는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17~20세의 고교 졸업생 중 18% ▲21~24세 대학 졸업생 중 11%가 진학 및 취업도 하지 않은 청년백수 세대에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대학 졸업생 중 취업에 성공한 경우는 61%에 불과했으며 28%는 대학 및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다.
이처럼 대졸자의 취업난 가중은 대졸자의 현장 경험이 부족한데다가 실직 등으로 취업 시장에 쏟아져 나온 경험이 풍부한 구직자들과도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나마 취직기회를 잡는 대졸자들 경우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 취업하고 있는 사례가 허다하다는 지적이다.
EPI에 따르면 화학전공 대졸자가 바텐더로 일하고 클래식 음악전공자가 전화응답 서비스를 하며, 이탈리아어 전공자는 월마트에서 복도 청소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급여와 복지는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17~20세의 고교 졸업생의 평균 시간당 임금은 9달러82센트로 인플레이션을 적용할 경우 2,000년보다 오히려 11%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21~24세의 대학 졸업생의 평균 임금은 16달러99센트지만 이 역시 2007년에 비해 8% 낮은 수준이다.
복지 혜택도 마찬가지로 2000년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사원의 53%가 직장으로부터 건강보험을 제공받은데 반해 현재는 31%에 불과하다. 인력채용 업체 관계자들은 “취업시장이 점점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느리기 때문에 그간 적체돼 있는 실업자 규모를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도 구직자에게는 취업시장이 최악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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