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속구와 폭포수 커브 환상 조합‘걸작품’
▶ 직구와 커브 위주 피칭으로 7이닝 퍼펙트대기록 놓쳤지만 최고 95마일 쾌투 인상적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 다저스 팬들은 기립박수를 통해 그의 역투를 격려했다.
빠른 직구와 폭포수 커브의 환상적인 조합이 대 역사를 만들 뻔 했다.
메모리얼데이였던 26일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류현진(LA 다저스)은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보다는 최고시속 95마일, 평균 93~94마일을 오간 위력적인 강속구와 타자 앞에서 예리하게 떨어지는 커브를 앞세워 타자들을 완벽하게 압도해 나갔다.
평소 80마일대 후반에서 90마일대 초반에 그쳤던 빠른 볼의 구속이 94마일대까지 올라가면서 70마일대로 뚝 떨어지는 커브의 위력은 한층 배가됐고 레즈 타자들은 전혀 타격 포인트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첫 7이닝 동안 21명의 타자를 모두 돌려세우는 퍼펙트행진이었다. 단 6개의 아웃카운트를 추가했다면 다저스 역사상 단 두 번째이자 다저스의 전설 샌디 코팩스가 지난 1965년 유일한 퍼펙트게임을 던진 이후 49년만에 다시 퍼펙트게임의 대기록을 기록할 수 있었다. 특히 9회 타순이 돌아오는 레즈의 하위타선이 이날 전혀 류현진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8회가 마지막 고비로 보였으나 끝내는 그 8회를 넘기지 못했다.
류현진은 8회 선두타자로 나선 레즈의 4번 타자 터드 프레이저에게 던진 2구 슬라이더가 통타당해 라인드라이브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내주면서 퍼펙트게임과 노히터를 한꺼번에 잃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 라이언 러드윅에 안타를 맞은 데 이어 크리스 하이지에 희생플라이로 셧아웃까지 잃은 뒤 브라얀 페냐에게 이 이닝 3번째 안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말았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에서 주목되는 것은 빠른 볼의 구속이 평소보다 2~3마일 이상 높게 찍힌 것과 함께 커브의 배합이 한결 많아졌다는 것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총 투구 수 95개 중 21개(22.1%)를 커브로 채웠다. 직구 48개(51.6%), 체인지업 17개(17.9%), 슬라이더는 9개(8.4%)를 던졌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진출 후 커브 비율을 20% 이상으로 높인 건 이날이 처음이다. 스포츠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이 분석한 류현진의 구종별 구사율(직구 54.2%, 체인지업 19.3%, 슬라이더 15%, 커브 11.5%)과 비교해도 커브 비율이 10.6%나 높았다.
그리고 이것은 류현진의 빠른 볼 구속이 올라가면서 느린 커브의 효용성이 더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류현진의 체인지업을 집중 대비한 것으로 보인 레즈 타자들은 예상보다 빠른 볼과 훨씬 느리면서도 예리하게 떨어지는 커브에 번번이 헛손질만 했다.
브룩스베이스볼에 따르면 이날 레즈 타자들은 류현진의 직구에 26차례 배트(스윙 비율 53.1%)를 휘둘렀지만 직구를 공략해 안타를 친 타자는 없었다. 커브에는 6차례만 타격을 시도(스윙 비율 28.6%)했다.
이날 전까지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시속 90.6마일이었다. 하지만 부상자명단에서 24일동안 쉬고 나온 뒤 나선 지난 21일 뉴욕 메츠전에선 직구 평균구속이 91.5마일까지 올라갔고 이날은 92.5마일로 더 올라갔다. 최고는 95마일까지 나왔고 7회까지 최저가 92마일을 찍을만큼 위력적이었다. 다만 마지막 8회째엔 체력이 떨어진 탓인지 구속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였고 그 것이 곧 상대의 안타로 이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첫 7이닝동안 보여준 류현진의 강속구와 커브의 배합은 그에게 ‘파워피처’의 가능성마저 엿보게 해준 퍼포먼스였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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