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여름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달이다. 매년 여름을 계획하면서 한국가기를 기대하는 아이들과 자식, 손주들 얼굴을 보고 싶어하시는 부모님 얼굴이 눈앞에 떠오른다. 그래서 올해 여름 방학 일정표에도 굵은 글씨로 한국방문을 써놓았다. 여자는 인생을 세번 산다는 말이 있다. 자신의 삶과 자식의 삶, 그리고 손주의 삶까지.
그 세번의 삶을 살아나가고 지켜보면서 인생이 무엇인지 그 참모습을 알게 되고 지혜가 쌓이게 될 것이다. 나역시 미국에서 자라나는 내아이들의 삶을 지켜보고, 또 한국에서 노후생활을 하고 계시는 부모님의 인생을 보며 나자신의 인생을 경영하고 살아 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세대만의 격차뿐 아니라 문화의 차이까지 있는 두세대 사이에서 이 두세대를 연결하는 다리가 되는 과제를 받은 듯 하다. 다행히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자신들에 대한 사랑을 잘 안다. 그리고 ‘사랑해요’라는 말을 전화기 너머로 전하곤 한다. 이런 대화가 오고 가기까지는 한국에 가서 보냈던 시간들이 큰 몫을 했다.
아이들에게 늘 먹을것을 챙겨 주시는 할머니, 아이와 함께 등산을 가시는 할아버지, 크고 작은 여행을 함께했던 시간들 속에서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해 알아갔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손주들에 대해 알아갔다. 서로 다른 세대와 문화라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모든면을 좋아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함께한 시간들이 있었기에 서로를 이해하고 보이지 않게 애정이 쌓여갔다. 보너스로, 한국에 대한 애정도 이런 한국에서의 시간들 속에서 저절로 쌓여져 간 것같다. 어른들에게도 울림을 주는 동화, ‘어린왕자’에 이런 말이 나온다. “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서로가 서로에게 소중하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는것. 어쩌면 함께 시간을 갖는것이 부모가 자식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한국가는 길은 멀다. 덧붙여 한국과 미국사이에는 물리적 거리를 초월한 심리적 거리가 있지만, 그 거리를 거슬러 여정을 마치고 나면 서로 다른세대와 문화를 좁히는 유대감과 친밀감이라는 열매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열매는 나와 내아이를 연결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올 여름도 ‘한국가기’를 계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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