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잇단 총기난사 참극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30대 한인 남성이 직장에서 총기난사 범행을 벌이려 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체포됐다.

특히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알려진 이 남성은 이를 위해 총기를 구입하고 살해할 직장 동료들의 살생부까지 작성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 경찰국은 맨해턴에 위치한 미국계 C 건축설계회사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장모(35?사진)씨를 테러 위협 혐의로 지난달 29일 뉴저지주 우드릿지 지역의 집에서 긴급 체포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뉴욕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체포 한 달 전인 지난 4월28일부터 수차례 자신과 가까운 동료 여성 직원 A에게 직장내 총기난사를 준비하고 있음을 털어놨다는 것이다.

장씨는 총기를 구입한 사실과 함께 “비극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며 뉴스에 크게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하면서 A에게 “내가 주의를 주면 그날은 사무실에 나오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A가 경찰에서 진술했다.

A에 따르면 장씨는 또 회사 직원들 전체가 한 장소에 모이는 회의가 언제 있는지를 회사 측에 문의했고, 이후 장씨가 사무실 내 책상 배치도를 그린 뒤 몇몇 직장 동료들의 이름 위에 X자를 그리고 그 옆에 총기의 종류까지 세부적으로 명시한 것을 A가 목격하고 이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A의 신고를 받고 곧바로 장씨의 아파트를 급습해 그를 체포했으며 집안에 있던 자동 소총 등을 증거품으로 압수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달 30일 인정신문에서 무죄를 주장했으며, 현재 1만달러의 보석금이 책정된 채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약 60명이 근무하는 C사에 지난 2월 입사한 장씨는 영국의 명문 디자인 학교와 로드아일랜드 디자인 학교 등을 나온 실력파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미국은 물론 한국 등 전 세계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내 전시 공간 한 곳을 손수 디자인하고, 맨해턴 할렘에 위치한 건물을 어린이 놀이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장씨가 이같은 일을 꾸민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아시아계가 드문 업계 특성상 차별 문제가 발단이 됐을지 모른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 추측에 불과한 상황이다.


<함지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