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음식을 적당히 섞어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내는 퓨전 음식이 한창 유행한 적이 있다. 섞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는 뜻의 fusion뒤에 수평선의 뜻을 가진 horizon을 붙이면 ‘fusion of horizon’, 즉 끝없는 생각의 바다를 보는 열린 시각을 말한다. 이와 반대인 것이 생각의 사다리에 갇히는 것이다. 생각의 사다리는 수직적 인간관계가 만들어낸 가치관과 사고의 경직성이다. “위에서 지시한 대로”, “어른이 시켰으니까”, “원래 그렇게 해왔으니까”. 다시 생각해 볼 여지도 없이 그저 따라서 하는 구태의연하고 전혀 창의성이나 융통성이 없는 생각의 고정틀 말이다.
한국에서 지난 몇 년간 성공한 생각의 틀 깨기의 한 예로 한 줄 서기 운동이 있다. 화장실이나 계산대에서 한 줄로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이 더욱 합리적인 것에 착안하여 대대적 캠페인을 벌여 이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측통행도 꽤 착실히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그토록 오래 국민의 규범으로 좌측통행을 배워왔던 의식이 물살 갈리듯 왼쪽 오른쪽으로 나뉘어져 감을 보면 출퇴근길이 신기하고 아름답기조차 하다. 그러나 에스컬레이터 두 줄로 타기는 아직도 왼쪽 줄은 급행 줄로 바삐 뛰어 올라가는 사람들의 힘에 밀려 두 줄로 타고 있다가는 눈총에 떠밀려 덩달아 뛰어 올라가며 머쓱해 지기 일쑤다. 지금 같은 고무바퀴가 나오기 이전에는 딱딱한 철퇴로 만들어진 바퀴의 마차를 타고 다녔다. 사람들은 바퀴는 원래 철로 만들어졌으니 당연히 불편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던롭은 철퇴 바퀴가 아닌 다른 재질의 바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은 정원의 고무호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고무바퀴를 만들어 냈다. 이것이 세계적 ‘던롭 타이어’회사의 시작이다. 전자 현미경, 광학 현미경, 모두 다 보이지 않는 곳에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깬 이의 발상에서 시작한다. 콜럼버스는 아무도 생각해 내지 못했던 달걀의 끝을 조금 깨어 세울 수 있었던 생각의 유연성으로 생각의 틀을 깨어 망망대해로까지 항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오늘 내가 조금 깨어 볼 달걀의 끝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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