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파울루의 ‘자바’ 봉헤치로를 가다
▶ 조세 파울리노 거리 95%가 한인상권, 디자인·제조·쇼룸 한 곳에서 이뤄져
상파울루 한인타운‘봉헤치로’ 지역에는 브라질 의류 산업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1,500여개의 한인 패션의류 상가가 밀집해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김상목 특파원>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전이 열린 브라질의 중심이자 남미 대륙의 최대도시인 상파울루에는 도심에 한인들의 파워를 상징하는 구역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상파울루 도심 동쪽의‘봉헤치로’(Bom Retiro)다. 봉헤치로 지역은 브라질 의류산업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1,500여개의 한인 패션의류 상가가 밀집해 있는 브라질 한인사회의 심장부와도 같은 곳이다. 고풍스러운 루즈(Luz) 철도역과 찌라덴테스(Tiradentes) 메트로역 인근에 자리한 봉헤치로는 한인들의 밀집 거주지이자 한인 경제를 움직이는 한인 패션의류 산업의 메카다.
■1,500여 한인 의류업체 밀집
프라테스(Prates) 거리와 조세 파울리노(Jose Paulino) 거리 코너에 세워진 ‘봉헤치로’(Bom Retiro) 대형 표지판이 이곳이 한인 패션타운의 시작을 알려준다.
봉헤치로 한인 패션타운의 한인업체들은 대체로 조세 파울리노 거리, 아이모레스 거리, 롱브로스 거리 등 세 곳에 밀집해 있다.
가장 많은 800여개의 한인 업체들이 빼곡하게 들어선 조세 파울리노 거리는 의류 도ㆍ소매업체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조세 파울리노 거리를 따라 들어선 의류업체들의 약 95%가 한인 업체들로 한인업체가 아닌 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이며 LA 다운타운의 자바시장 거리와 흡사하다.
한인 업소들은 대부분 1층엔 휘황한 조명과 화려한 의상의 마네킹들로 장식한 쇼룸을 마련하고 2층과 3층 공간에서는 의류 제조와 디자인 작업이 동시에 이뤄지는 일괄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봉제업소와 의류업소가 분리되어 있는 LA 한인의류 업체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조세 파울리노 거리에서 만난 한인의류업체 ‘조아빌’의 방은영 대표는 “봉헤치로 한인들이 브라질 여성들의 패션을 책임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봉헤치로의 한인 의류업계는 상파울루 한인경제를 움직이기도 하지만 브라질 의류산업을 좌지우지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조세 파울리노 거리의 골목길을 지나면 400여개 한인 업체들이 도매 중심의 최신유행 의류를 판매하고 있는 아이모레스 거리를 만나게 된다. 최신 유행의류를 제조 판매하고 있는 아이모레스 거리의 한인 업체들이 바로 상파울루는 물론 브라질 여성 의류 패션의 흐름을 주도하는 주역인 셈이다.
‘에밀’ 브랜드와 ‘조엔비’ 브랜드의 여성의류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한인 여성 심조연 사장은 “한인업체들이 중저가 의류에 집중하던 시절은 이미 지났고, 이제는 최신유행 상품과 프리미엄 고급 의류로 전환하는데 성공해 브라질인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상파울루의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거리의 고급 백화점에서도 봉헤치로 한인 의류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인 의류산업 규모 100억달러 이상
2평방마일의 그리 넓지 않은 곳이지만 봉헤치로 지역 한인 패션업계가 브라질 의류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예상은 훨씬 뛰어 넘는다.
비공식 통계이긴 하지만 봉헤치로를 중심으로 한 한인 패션업계는 브라질 전체 직물생산의 약 40%를 담당하고 있어 봉헤치로 한인 의류업계의 연간 매출 총액은 약 100억달러를 훨씬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파울루 중심가인 파울리스타 거리와 봉헤치로 등에 ‘PA’와 ‘PY’ 브랜드의 여성복 정장 매장 16개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2세 강주희 사장은 “연매출 1,000만달러가 넘는 한인 중견업체들이 수두룩하고, 1억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리는 한인 거상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인 의류업계가 상파울루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비록 인구는 약 5만명으로 타인종 그룹에 비해 적지만 100억달러가 넘는 패션산업 규모로 인해 고용창출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한인 2세 진출도 늘어
1980년대에는 이민 1세대에 이어 한인 2세들의 패션산업 진출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브라질 경제 악화되면서 브라질에서 대학을 졸업한 한인 2세들이 패션산업에 진출하면서 봉헤치로 한인 패션산업은 급성장 가도를 달리게 된다.
특히 한인 2세들의 진출은 그간 원사나 직물제조 등의 원자재 생산이나 염색분야 진출이 저조해 의류 봉제업과 유통업에 국한됐던 한인들이 패션산업 영역을 확대하게 된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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