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양각색국가열창야구경기전 미 국가연주 점점 창의적으로휘파람, 톱날, 전자 바이올린 연주도 등장
▶ 1968년 펠리치아노의 첫 소울풍 선창엔 항의 쇄도
201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미네소타 트윈스 경기에서 국가를 맡았던 옥스퍼드 하이스쿨 학생들.
2010년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팍에서 국가를 부르는 호세 펠리치아노. 1968년 소울풍으로 국가를 불렀다가 전국서 쇄도한 분노항의의 대상이 되었던 그는 2010년엔 기립박수를 받았다.
1968년 월드시리즈 5차전 때, 호세 펠리치아노가 국가를 부르면서 미 야구경기장의 국가 선창엔 다양한 빛깔이 가미되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 스태디엄에 모인 5만여 관중을 향해 펠리치아노는 종래의 엄숙한 국가가 아닌 소울풍의 느리고 애절한 음조로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The Star-Spangled Banner)’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야구경기 시작 전의 국가 선창은 즉흥적 변주의 여지가 없는 엄숙한 전통의식이었다. 그걸 깨고 색다르게 부른 펠리치아노의 국가는 당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반발이 거셌다. 전국의 퇴역군인들은 이를 중계한 TV를 향해 신발을 던지며 분개했고 중계사인 NBC와 타이거스 구단엔 수천통의 항의 편지가 쇄도했으며 라디오 방송국들은 펠리치아노의 노래들에 대해 방송 중지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난 사람들이 경기 전에 빨리 팝콘을 사기위해 국가를 후딱 해치우는 게 싫었습니다. 국가는 언제나 의례적으로 불렀으니까요. 그래서 국가에 무엇인가 느낌을 불어넣고 싶었습니다”라고 펠리치아노는 자신의 소울풍 국가에 대해 설명했다.
그 후 반세기가 지나면서 야구장의 국가 선창 풍경도 많이 변했다. 요즘은 전통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한, 국가를 창의적으로 부르는 것을 오히려 선호하는 분위기다.
모든 메이저리그 구단엔 야구장에서 매 경기마다 국가를 부를 연주자를 발굴하고 섭외를 담당한 제작 디렉터가 있다. 보통은 가수들을 섭외하지만 때로는 영웅이나 퇴역군인들, 어린이나 일반인 등을 초청해 무엇인가 독특한 연출을 꾀하기도 한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가수 섭외담당 조감독 제이슨 키디크(36)는 매년 약800개의 오디션 테이프를 받고 있다. 81차례의 홈게임에서 국가 부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보내오는 테이프들이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옵니다. 그런데 미국 국가가 사실 참 부르기 힘든 노래거든요, 더구나 3만 내지 4만명 앞에서 부르려면 압박감이 보통이 아니지요” 그래서 지원자는 넘치게 많아도 가수 선정이 쉽지 않다고 그는 설명한다.
신인가수에겐 ‘평생에 한번’ 올까 말까한 기회다. 6월초 인디언스 와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에서 국가를 부른 네이트 존스(24)는 “난 4살 때부터 인디언스 팬이었고 15살 때부터 가수로 일했으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 가지가 합해진 순간이었다”고 감격해 마지않았다.
조이스 스터니스 톰슨(66)과 로질린 스터니스 브라운(67) 자매는 2009년부터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팍에서 야구경기 전 국가를 불러왔다. 이들 자매의 아버지는 니그로리그의 유명 선수 노먼 ‘터키’ 스터니스. 디트로이트 스타스의 선수였던 그는 1940년 은퇴했지만 이들 자매에게 디트로이트 경기에서 국가를 부르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타이거스는 1958년에서야 메이저리그 중 마지막에서 두 번째로 인종통합을 시행한 구단이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스태디엄 앞에 노먼 스터니스를 기리는 동판이 설치되었고 매 시즌마다 한 주간은 자매가 국가를 부르는 니그로리그 주간으로 기념하기도 한다.
“난 이때 국가를 부르기 위해 삽니다”라고 톰슨은 말한다.
야구장의 국가가 항상 노래로만 연주되는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휘파람의 대가 조엘 브랜든을 초청해 휘파람으로 국가를 불렀고 전자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기도 했으며 톱날이나 해머 덜시머 국가 연주도 색다른 분위기여서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2010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호세 펠리치아노를 다시 초청했고 소울풍의 애절한 음조로 부른 국가는 30여 년 전과는 반대로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성조기여 영원하라’가 국가로 지정된 것은 1931년이었지만 이 노래가 야구장에서 맨 처음 연주된 것은 1862년이었으며, 야구장에서 매 경기 시작 전 국가를 연주하는 전통이 시작된 것은 세계 제2차 대전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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