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의 천국인 미국에서 개 17마리가 열사병으로 떼죽음을 당하는 사고가 일어난데다 이에 대한 경찰의 진상 조사 또한 미온적이어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23일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일 애리조나주 길버트의 애완견 보호소에서 각종 애완견 17마리가 주검으로 발견됐다.
수의사 검안 결과 사인은 열사병으로 추정됐다.
조사에 나선 마리코파 카운티 경찰은 죽은 개 가운데 한 마리가 에어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선을 이빨로 씹어 끊어버리는 바람에 일어난 사고로 보고 있다.
30℃를 넘는 기온에 에어컨 작동이 멈추면서 실내 온도가 치솟자 체온 조절이 어려운 대형견들이 주로 희생됐다.
이 애완견 보호소는 여행을 가는 등 애완견을 보살피지 못하는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개를 맡기는 일종의 ‘개 호텔’이다.
사고가 난 애완견 보호소 직원들은 사고 전날인 19일 밤 11시께 에어컨 등 시설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것을 확인하고 퇴근했으나 다음날 오전 5시30분 출근해보니 개가 죽어 있거나 죽어가고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직원들이 찬물을 뿌리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떼죽음을 피하지 못했다.
애완견을 자식처럼 여기는 미국 문화 때문에 이 사건은 인터넷 뉴스에서 ‘많이 본 뉴스’와 ‘댓글 많은 뉴스’ 상위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게다가 보호소 측이 개를 맡긴 애완견 주인들에게 사건 초기에 ‘개가 도망쳤다’고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난데다 경찰이 보호소 업주에 대한 형사 입건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논란이 일었다.
휴가를 가려고 개 두 마리를 보호소에 맡겼다는 데이비드 길버트는 "처음에 개가 도망갔다는 음성 메시지를 받았다"면서 "우리 개 두 마리는 더위를 피해 땅을 파다 죽었다"고 말했다.
더그 하트는 "개가 보호소를 벗어나 달아났다는 말에 2시간 동안 근처를 뒤졌는데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사흘째가 되도록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며 보호소 업주를 입건하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 한 명은 애완견 주인들에게 "이게 무슨 범죄가 되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폭스 뉴스는 이 보호소 공동 업주 가운데 한 명이 제프 플레이크 애리조나주 상원의원의 아들 오스틴 플레이크라고 보도했다.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 태도가 유력 정치인의 눈치를 본 결과라는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오스틴은 아내와 함께 사고가 발생한 당일 보호소 관리를 하고 있었다.
플레이크 주 상원의원은 "정말 안타깝고 슬픈 사고"라며 "애완견을 잃은 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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