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가 교황 프란치스코의 방한은 잔치가 아니라 고통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을 위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주교회의에 따르면 강 주교는 지난 2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교황 방한준비위원회 발대미사 강론에서 "프란치스코 교종의 동선을 보면 이분의 해외 순방은 잔치나 축제의 성격보다는 고통 중에 힘들어하는 이들, 억압과 미움으로 대결하고 있는 이들, 분쟁과 폭력에 희생돼 눈물 흘리는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한다는 지향이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교황’이 황제를 연상시킨다면서 대신 교종(敎宗)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도 자신은 로마의 주교라는 점을 강조한다. 강 주교는 교황이 지난해 7월 아프리카 난민 수용소가 있는 람페두사 섬을 방문하고, 지난 5월 중동 방문 때 요르단 국왕 만찬을 사양하고 시리아와 이라크 난민이 모인 교회를 방문한 일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주교회의 이름으로 교종을 초대했지만 와 주실지 크게 기대하지 못했다"며 "1984년과 1989년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의 방문을 받았던 한국 교회는 세 번째 방문을 눈앞에 두고 감사와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역대 교황들은 매년 8월에는 공식 일정을 모두 접고 로마 근교 휴양지에서 쉬는 게 관행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휴가를 이용해 한국을 찾는 셈이다.
강 주교는 "어떤 사람들은 한국 교회가 아시아의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복음화의 표지를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그런 면도 없진 않겠지만 한국 교회가 복음화를 제대로 이뤄 왔는가 깊이 성찰해 보면 그렇게 쉽게 포상받을 만한 위치에 있다고 자신하는 것은 우리의 우둔함을 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교종은 아시아 청년들을 만나고 순교자 시복을 통해 믿음의 증거를 선포하러 한국에 오신다"며 "어디서 누구를 만나도 특유의 지향과 의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종을 맞는 한국 교회도 그분의 지향에 주파수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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