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방학시간은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하기 딱 좋은 시간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여행의 장소와 주제도 달라진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놀이공원이나 동물원같이 재미있게 놀다 올 수 있는 곳을 찾곤 했지만, 이제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곳을 가곤 한다. 과학에 관심많은 아들을 위해서는 과학박물관을, 행정이나 외교쪽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딸을 위해서는 도시의 시청이나 관공서 건물을 견학하러 간다. 아예 날짜와 장소를 정하고 나서는 아이들에게 여행계획을 짜보라고 한다. 각자 자신이 가보고 싶은 곳을 몇가지씩 뽑게 하고는 가족회의를 하면서 적절하게 그리고 공평하게 아이 둘이 뽑은 장소들로 일정표를 짠다.물론 사이사이 내가 보고 싶은 곳도 넣곤 한다.
이렇게 가족 여행 계획이 완성되면,그 다음부터는 여행에서 먹을 것을 챙기고, 여행지로 가면서 할 것을 챙긴다. 사실 어떤 때는 여행지에서의 시간보다 여행가면서 가족들과 차 안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기억에 남는다.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하고, 끝말잇기도 하고, 한국어, 혹은 영어로 단어게임도 한다.
여행지에서 계획대로 시간을 보내고 나면, 밤시간이 기다린다. 야경을 즐기며 밤산책을 하는건 늘 여행의 좋은 추억이 되기에 그리 위험하지 않은 다운타운을 찾아 밤거리를 온가족이 손을 잡고 걷곤 한다. 여행을 마무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피곤한 몸과 빨래, 그리고 사진들이 남는다. 옛날 일을 떠올리면, 사진을 기억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그 기억이 남아있는건지 가물가물한 여러 기억의 조각들이 많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사실 가족여행의 기억이다. 모처럼 떠나는 여행길에 부지런히 사진을 찍기에 말이다.
빨래를 개고, 사진을 정리하며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아이들이 부쩍 컸다는 생각을 한다. 매일 마주하는 가족들이지만, 여행을 갔다오면 새삼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그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된다. 가방을 집어넣으며 또 다음 여행을 계획한다. 내 가족들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알게되는 그 특별한 시간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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