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풍/속 ‘디지털 치매’
▶ 계산 등 의존 심화… 분실 땐 공황상태, 뇌기능·사고력 저하 “사용 줄여야” 권고
# LA에 거주하는 회사원 정모씨는 평소 스마트폰에 전화번호, 스케줄, 이메일 등 업무와 관계 된 모든 정보를 저장해 놓고 수시로 확인하곤 했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을 확인하지 않고 약속을 잡아 낭패를 봤다. 하필 중요한 약속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잡혀버린 것이다. 정씨는 “스마트폰에 무조건 의지하다보니 언제 무슨 약속이 있는지 기억하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라며 “약속 일정을 조정하느라 낭패를 봤던 기억에 스마트폰을 더 붙잡고 있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한인 최모씨는 스마트폰을 잃어버려 한동안 공황상태에 빠진 경우. 가족 및 가까운 친지 전화번호를 비롯해 일정과 사진, 업무에 관계된 모든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고 필요할 때마다 확인했었는데 스마트폰을 잃어버리자 순식간에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게 됐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이처럼 최근 휴대용 스마트폰 등이 급속도로 보급되고 한인 특유의 IT 문화 발달에 따른 디지털기기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른바 ‘디지털 치매’의 증세를 겪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없이는 간단한 물건값도 계산하기 어렵고 제대로 외울 수 있는 전화번호가 거의 없으며 스마트폰 배터리가 얼마 남지않으면 불안감에 휩싸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같은 스마트 기기가 일방적인 소통만 가능한 TV·라디오 등의 매체와는달리 적극적 개입에 의한 반응으로 뇌에 순간적인 만족감을 충족시켜 도파민·아드레날린 같은 쾌락 호르몬 분비로 중독성을 높인다며 이 경우 뇌기능과 사고능력을 저하시켜 사용자에게 마치 치매와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면 뇌 자극이 줄어 고차원적인 사고나 판단·계획 등을담당하는 뇌의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고 창의·공간을 담당하는 우뇌의 발달도 저하돼 공간 지각능력, 균형감각 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며 심할 경우 감정조절에실패해 쉽게 흥분하거나 예민해지는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디지털 치매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전화번호와가족, 회사 전화번호를 잘 외우는지 ▲사람들과 대화 중 주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소통하는지 ▲손 글씨를 자주 쓰는지 ▲늘 다니던 길도 내비게이션에 의존하는지등의 질문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폴 윤 한인가정상담소 카운슬러는 “자신의 상태가 의심스러울 경우 경각심을 갖고 스마트폰을 정해진 시간 외의 사용을 줄이고 분명한 목적을 두고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주변인들과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스킨십을 쌓는 등 아날로그 생활방식으로 회귀하는 것을 조언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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