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총으로 때린 후 밀쳐 머리 부상으로 사망
그로서리 마켓을 운영하는 한인 노부부가 업소에 침입한 2인조 흑인 권총강도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의식을 잃고 쓰러져 결국 사망하는 참극이 발생했다.
워싱턴 DC 경찰국에 따르면 독립기념일이던 지난 4일 오후 5시께 워싱턴 DC 도심 북서부의 콜로라도 애비뉴에 위치한 골드코너 그로서리&델리 업소에 권총을 든 두 명의 흑인강도가 들어와 업주 오순일(76·사진)씨와 부인 오순애(66)씨 부부를 폭행하고 현금 3,000달러를 강탈해 달아났다.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흑인 강도들은 현금을 강탈하면서 업주 오씨를 권총으로 무차별 가격한 뒤 바닥으로 밀쳤고, 이 과정에서 머리에 치명적 부상을 입은 오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불명 상태로 사경을 헤매다가 사건 발생 닷새만인 지난 9일 오전 결국 숨을 거뒀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5시19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업주 오씨가 머리에 부상을 입은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부인 오씨도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다고 밝혔다.
가게 내 설치된 비디오카메라에는 강도 한 명이 카운터에 있는 부인을 위협해 돈을 뺏는 과정에서 또 다른 한 명이 업소 뒤쪽에서 오씨를 권총으로 마구 폭행한 뒤 밀치는 장면이 찍혀 있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들은 사건 당일 검은색 지프 체로키를 타고 도주했으며 이 차량은 도난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인 오씨는 “당시 가게 내에는 나와 남편 밖에 없었다”며 “강도들이 들어와 돈을 요구했고 캐시대에 있는 돈 서랍이 자기들 마음대로 잘 열리지 않자 우리를 때렸다”고 말했다.
오씨는 “강도들이 복면을 쓰고 있어 누군지는 알 수 없었으나 10대 후반의 젊은 아이들 같았다”고 전했다.
숨진 오씨는 부인과 함께 이 업소를 20여년간 운영해 왔으며 주민들에게 ‘친절한 파파’로 불릴 정도로 신망을 얻고 있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 주민은 “독립기념일이라 점원이 나오지 않고 오씨 부부만 가게에 있었다”며 “점원이 함께 있었다면 상황이 그렇게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창열·박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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