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적 위기’ 고객용 상품 속속 개발…이미지 개선 노려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저소득층을 끌어안고 있다.
전통적으로 도외시했던 어려운 서민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이런 움직임을 소개하면서, 이를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몰렸던 데다 부자만 공략한다는 비판에서 비롯된 은행들의 부정적 이미지 탈피 노력으로 해석했다.
NYT는 100달러 지폐를 냉동실에 보관하거나, 노숙자 보호소에서 살거나, 딸에게 3달러짜리 선물을 사주려고 저축을 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대형은행의 고객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들 사이에서는 저소득층을 위한 맞춤형 상품개발에 경쟁이 붙었다.
금융위기 당시 부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 혐의 등으로 수십억달러의 벌금을 물었던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고객들이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할 때 수수료에서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
JP모건은 전통적인 보통예금의 장점을 많이 갖춘 선불카드를 개발했다.
부유한 고객만 신경 쓴다는 비판이 따라다녔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40분짜리 다큐멘터리 제작을 후원했다. 은행통장조차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비에 대한 내용이다.
금융상품 분석가인 마이크 메이요는 "금융업은 지금도 일반인들에게는 최악의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이런 움직임은 고객에게나, 은행에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미 금융감독 당국이 이를 호평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한때 고객이었다가 경제상황이 나빠지며 금융권 밖으로 돌았던 계층을 다시 금융시스템 속으로 끌어들인다는 점은 특히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NYT는 높은 금융거래 수수료, 높은 대출이자를 부과했던 은행들이 아직 ‘서민을 쥐어짠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소 낮아졌을 뿐 이런 상품에도 수수료 부과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JP모건의 선불카드의 매월 수수료는 4.95달러이다.
저소득층에 눈을 돌리는 것이 은행의 장기 전략일 뿐이라는 ‘냉정한’ 시각도 있다.
당장은 큰 이익을 안겨주지 않지만, 미래에 형편이 나아져 자동차 구입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를 만들 때를 노리고 미리 접근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대출받는 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위험한 거래’에 대한 당국의 규제강화로 줄어드는 수익을 보완해줄 수도 있으니 은행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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