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하고 시도 때도 없이 부르고 싶을 때가 많다.
“친구” 얼마나 정감 흐르는 말인가! 생각만 해도 그냥 좋다. 집집마다 전화가 없던 옛날, 친구가 보고 싶으면 그냥 불쑥 오가던 때가 그립다. 그렇게 친구는 갑자기 보고 싶을 때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약속해야 볼 수 있다.
생활양식이 바뀌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많은 친구를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진실한 친구 하나를 얻는 것은 더욱 복된 일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이 진실한 친구 하나쯤 갖고 싶어 하나보다. 많던 친구들이 말없이 훌훌 날아가기도 하고, 다시 슬며시 오기도 한다. 그러나 좋은 친구는 나를 두고 날아가지 않는다.
“눈에서 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라는 말이 있지만 이런 사람은 그저 스치는 관계일 뿐이다. 진실한 친구는 멀리 있어도 그 그리움이 감하여지지 않고 더욱 애틋하다. 친구는 삶에 꼭 필요한 윤활유이다.
어렵고 힘들 때 손 잡아주는 친구는 큰 힘이며 내가 잘 될 때 기뻐해 주는 친구는 참으로 빛나는 보배이다. 나는 잘 재단된 옷 같은 친구보다 좀 헐렁한 옷 같은 친구가 좋다. 그래서 그 헐렁한 옷으로 나의 모난 부분과 까탈스러움을 가려주면 좋겠다. 지혜로우면서도 너무 실리적이 아니면 한다.
이상을 꿈꾸는 친구라면 더욱 멋있을 것 같다. 자주 만나지 못해도 가끔 편지를 보내주는 친구가 있으면 더없이 좋으리라. 이 늦은 나이에 친구 타령(?)하는 것 보니 내가 외로운가? 그냥 진실함이란 것에 고픈가 보다.
가을 햇살 같은 친구야/ 네가 있어 온 들이 풍성 하구나/ 여름내 분주하게 달아놓은/ 내 설익은 열매 잘 익혀 주렴/ 긴긴 겨울/ 손이 시려도/ 내 손을 놓지 못할/ 여리디 여린 친구야/ 열 손가락 벌려 감싸 보아도/ 들켜버린 몽당 가슴/ 그래, 못 본 척 그렇게 해 주렴...후략이렇게 마음에 읊어 보지만 이제 나는 안다.
진실한 친구는 내가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진실한 친구의 정의를 스스로 내리고 그 정의에 맞는 친구를 찾는다면, 어쩌면 나는 그런 좋은 친구를 만날 수 없을지 모른다. 내가 먼저 나를 모두 내어 주고 다가설 때 그제야 비로소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으리라. 마음속에 그리던 진실한 친구의 그림은 찾는 것이 아니라, 그림대로 내가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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