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폭의 그림에 빠져들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듣다보면 메말랐던 마음이 촉촉해진다. 다양한 예술 영역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감상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왜 인간은 동물처럼 먹고 사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작품을 창작하고 또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걸까?
그것은 인간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표현 욕구와 민감성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예술가란 미적 충동이 남달리 강렬하고 그것을 형상화하는 각별한 자질을 타고난 사람들일 것이다. 10년 전에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밀로의 비너스 등 신의 손길로 빗어진 듯한 조각상들을 보면서, 또 몰려든 관람객들 틈새로 다 빈치의 모나리자를 감상하면서 떠올랐던 의문이 생각난다.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작품의 생명력은 무엇일까? 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루브르에서 가까운 오르세 미술관에서 고흐(V. van Gogh)의 작품들을 만나면서 찾아낸 해답은 ‘예술혼’이었다. 남다른 상상력과 현란한 기교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고 타고난 천재성이 있다면 더 훌륭하겠지만 작품의 보편적 가치는 예술혼에 있는 것 같다. 그것은 현실세계의 어떠한 역경도 넘어 열정적으로 작품에 몰입하게 하는 혼신의 힘이며 아름다움에 헌신하는 예술가 정신이다.
고흐는 빈곤과 질병, 실연 등 불행한 삶을 자살로 마감하기까지 작품의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면서도 한 순간도 그림을 놓지 않았다. 대상을 주관적으로 형상화한 후기인상파 화가인 그의 작품에는 생에 대한 긍정적 의지가 살아있다. 특히 연작으로 그려낸 강렬한 노란색의 해바라기들을 보면 내면의 고독과 우울을 햇빛으로 밝게 비추어 내려는 갈망이 느껴진다.
또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걸작으로 알려진 ‘별이 빛나는 밤(뉴욕 현대미술관 소장)’에는 특유의 거칠고 굵은 터치와 강렬한 색채로 고뇌와 격정 속에 꿈틀대는 생기를 살려낸 예술혼이 빛나고 있다.
태양을 사모하는 해바라기와 희망을 꿈꾸는 별로 짧은 생애를 살다간 고흐,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산고(産苦)속에 태어난 아기를 보듯 희열을 맛보았을 테니 그래도 행복한 예술가가 아니었을까.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의 캔버스에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삶에서 경험하는 환희와 고통의 순간들을 저마다의 색깔로 그려보면 어떨까.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한다. 후회 없이 열정을 다한 인생 자체의 예술가로 생의 마지막 날에 영원과 맞닿는 기쁨 한 조각 맛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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