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민회관 유물 한국행 논란 주목
▶ “USC·UCLA 지원방안 활용”설득력 속 “한국서 깊은 연구 필요”무시 못해 고민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관계자들이 국민회관 유물 중 대형 태극기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지난 4일 열린 대한인 국민회관 유물 보존 관리 공청회에서 유물의 한국행을 반대하는 한인사회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 가운데 유물의 한국 독립기념관 위탁 관리를 결정했던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대표 이사장 존 서·이하 국민회 기념재단)의 향후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특히 이날 공청회에서 USC와 UCLA 등 LA의 전문 연구기관들이 유물의 디지털화 및 보존 지원안을 들고 나오면서 이같은 방안이 국민회관 유물 보존의 대안으로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반대 여론과 대안부재
이번 공청회에서는 남가주 지역의 유물이 한국으로 이전될 경우 한인 이민 선조들의 역사와 현지 독립운동사를 한국 정부에 빼앗기는 것이라며 거부감을 드러내는 의견이 많았다. 동시에 유물을 보존하기 위해 USC와 UCLA를 활용하자는 제안이 봇물을 이뤘다.
특히 유물을 한국으로 이전하면 정보접근성이 제한돼 미주 한인사회가 뿌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유물 보존을 둘러싼 가장 큰 문제는 남가주 한인사회가 유물을 보존할 시설과 인력, 예산과 역량이 없다는 점이다. 유물의 법적 소유권자인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 측은 “(유물 이전을 반대하려면) 한인사회가 유물을 지킬 수 있도록 책임과 헌신을 보여 달라. 이곳에 보존시설과 연구 인력을 확충하려면 비용이 필요한데 나서는 사람은 없다”고 밝혔다.
■남가주 대학들 적극
국민회관 유물이 이슈로 떠오르자 남가주 지역 대학도 적극 나서는 양상이다. USC 동아시아도서관 켄 클레인 관장은 “기념재단과 교회가 허락한다면 USC의 경험과 예산, 전문 인력을 동원해 유물의 보존처리를 무료로 담당하겠다”고 제안했다.
UCLA 동아시아도서관 측도 “주정부 수장고와 연구 인력을 갖춘 만큼 대한인 국민회 역사를 조명하는데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를 지켜본 한 인사는 “한인 이민사와 뿌리교육 가치를 생각하면 이곳 대학에 보존처리 및 연구를 맡기는 것이 맞다. 하지만 유물을 연구해 대한민국 정통성과 뿌리를 발견해야 한다는 독립기념관측 주장도 무시할 수 없다”는 난처한 입장을 보였다.
■유물 방치 장기화 우려
USC는 지난 2006년 해당 유물의 디지털 작업화를 제안했지만 한인사회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국민회 기념재단은 ‘유물의 USC 위탁 연구 관련 공청회’를 개최했지만 한인사회는 한국 정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반대했다.
유물의 독립기념관 조건부 위탁관리가 무산될 경우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가 계속 협력할지도 미지수다.
이를 두고 나성한인연합장로교회 인사는 “교회가 한인사회와 한국 정부를 위해 유물 보존에 대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는데 반대를 위한 반대 여론만 커진다”며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유물이 담고 있는 역사적 내용과 가치는 끝내 빛을 못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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