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살 이씨 트럭운전, 아내 네일로 생계유지
▶ 아들 특목고 다닐만큼 똑똑 “믿을 수 없다”
로버트 보이스 NYPD 본부 형사과장이 사건 개요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9일 오전 플러싱에서 한인 가장이 부인과 자녀를 살해한 뒤 방화, 이후 본인의 목숨까지 끊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들 가족과 알고 지냈던 지인과 친구들은 충격을 금치 못했다. 더구나 이번 사건을 일으킨 이종훈(50)씨의 아들 사랑이 남달랐던 점 등을 미뤄봤을 때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씨의 부인인 이성혜(54)씨와 아들 현빈(16·미국명 브라이언)군이 지난 10여년간 출석했던 새누리 장로교회의 한 교인은 9일 본보와 만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전혀 현실로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교인은 “어느 가정이나 있는 작은 갈등은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미국에까지 이민을 와 어렵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온 줄 알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부인인 이씨와 한국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다는 이 교인은 미국에 이민을 온 이후로도 줄곧 친분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교인은 사건을 일으킨 남편 이씨가 아들인 현빈군과 남다른 관계를 지니고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교인은 “아빠가 아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부자가 함께 자전거를 타러 다니기도 하고, 담배를 피우는 아빠가 아들의 걱정 어린 핀잔이라도 주면 즉시 담배를 끄는 모습도 봤다”고 전했다.
무엇보다도 이 교인은 “아들(현빈군)이 신앙심이 매우 두터워 이후 목사가 될 것으로 기대가 됐을 정도였다”면서 “밝고, 명랑하고, 매우 예쁜 아이를 잃게 돼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청소년 모임을 통해 이군을 만났다는 한인 청소년 관계자 역시 “이군은 모두가 부러워할 정도로 신앙이 좋고, 품행이 바른 아이였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이 관계자는 “이군의 부모 역시 특목고에 다닐 정도로 똑똑하고, 거기에다 모든 행실이 올바른 자식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씨의 가정은 지난 1990년대 초 미국으로 이민을 와 줄곧 이번 사건이 벌어진 플러싱 루즈벨트 선상 아파트에 20년 넘게 거주해왔다. 남편 이씨는 트럭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부인은 맨하탄의 네일살롱에 오랜 기간 근무했다. 이들 가정과 가깝게 지내왔다는 한 한인은 “늘 부지런했다. 정말 열심히 살아온 가정이었다”면서 이번 사건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함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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