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 향해 두팔 벌린 ‘성인아이(Adult Child)’
돌밭에 난 새싹이 차단된 햇빛을 보려고 뒤틀려 자라나듯이 성장의 필수조건을 충족받지 못한 아이가 성인이 되면 그 인격과 행동이 왜곡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어린 시절의 문제를 안고 사는 이러한 ‘성인아이(Adult child)’는 중독자가정을 비롯해 역기능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이다. ‘우리는 가정을 떠나지만 가정은 우리를 떠나지 않는다’ 할 만큼 누구도 유년기의 가정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인아이에 대한 책을 낸 Whitfield는 건강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5-20% 정도밖에 안된다고 하니 거의 모두의 내면에 나름의 성인아이가 있는 지도 모른다.
송아지는 태어나는 즉시 일어서지만 인간의 성장조건은 각별하여 의식주는 물론 친밀감과 안전감, 개방적 의사소통의 수용적 환경 등도 필요하다. 이런 조건들이 결핍되면서 가족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낮은 자존감과 분노, 수치심, 지나친 책임감이나 무책임, 인정 강박관념 등의 형태로 갈등상황을 일으킨다. 바른 성장에는 놀이를 통한 즐거움도 필요하다. 과도한 과외수업으로 놀이는 커녕 기대감의 무게에 짓눌린 한국의 아이들을 15년간 교사로 지켜봤다. 문제해결력과 낙천성 등 행복한 관계의 기술을 또래집단과의 놀이로 배울 텐데 상실한 놀이시간을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
자녀의 미성숙한 모습을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서 발견할 때도 있지만 통제불능의 성인아이가 가정과 사회에서 리더가 되면 그 영향이 치명적이다. 힘들지만 성인아이를 다루어야 한다. 우선 웅크린 내면의 아이에게 “그래, 힘들었겠구나”라고 상한 감정을 인정하며 자존감을 회복해간다. 상담을 통해 문제의 원인에 대한 통찰력을 갖게되면 치유가 촉진된다. 상처 준 사람을 환경의 또 다른 피해자로 인식하고 용서해야 하겠다. 완벽한 롤모델은 아니어도 사랑으로 키워준 부모라면 마땅히 감사드릴 일이다.
이제 새로운 대인관계의 기술을 배우며 열린 공간으로 나올 때다.
아동취향의 상품을 선호하는 어른소비자인 ‘키덜트(Kidult))’가 상품시장에서 환영받고 있다지만 꼭 간직할 아이의 속성은 순수함과 기발함, 내일을 꿈꾸는 진취성과 무지개에 가슴 설레는 감성 등이 아닐까. 굽어져 올라간 소나무가 분재로서 더 미적 가치를 인정받듯이 고통을 껴 앉는 성숙한 인격과 아이의 긍정적인 면을 겸비한 성인아이는 얼마나 값진 모습인가. 환한 얼굴로 나온 그 아이가 기지개를 켠다. 하늘 향해 두 팔 벌린 나무들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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