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병 ‘선천성 근이영양증’과 사투
기금모금, 연구재단에 기부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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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근이영양증(muscle disorder called Ullrich Congenital Muscular Dystrophy•CMD)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하루하루를 병마와 싸우고 있는 8살 난 팔로알토 한인소녀와 아이를 살리려는 가족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소피아는 날 때부터 근섬유가 약해지면서 오그라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이 퇴화되는 CMD(발병 연령 2세 미만)에 걸렸다. 호흡곤란 등으로 사망하는 CMD는 현대의학으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인정된 치유나 치료 방법이 없다.

이같이 딸의 생명의 불꽃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앤드류(넷기어•Netgear 변호사)씨와 유니스(구글 근무) 김 부부는 4년 전 지인들과 함께 모임을 구성했고 하프 마라톤을 기획했다.

행사를 통해 모아진 기부금은 CMD 치료법을 찾고 CMD라는 병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이같이 이들 부부의 애틋한 노력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NBC방송국의 뉴스 스토리에 아이를 살리려는 부부의 눈물겨운 사연이 소개됐다. 이 방송은 큰 반항을 불러 일으켰고, 스토리를 다룬 NBC는 에이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져가는 딸을 바라보는 앤드류씨는 무슨 일이 있어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고 매일 다짐한다.

“이젠 걸을 수도 머리 위로 팔을 올릴 수도 없을 정도가 됐습니다. 이제 겨우 8살인데 말입니다.”소피아는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을 정도로 활발한 성격에 매사에 긍정적이다.

그리고 그 나이 때 소녀들처럼 팝 음악(특히 가수 이기 아잘레아의 ‘Fancy’)을 좋아하고 예쁜 옷을 입고, 손톱을 칠하는데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한식외에 일식과 크리스피 크림 도넛츠도 좋아하고, 가끔 남동생 로한과 다투기도 하고, 뽀뽀와 포옹으로 화해하기도 하는 아픈 것만 빼면 평범한 소녀이다.

하지만 휠체어에 앉아 있으면서도 이제까지 부부에게 단 한 번의 불평도 하지 않는 그 또래보다는 속이 깊어져 버린 소녀이다. “아이들이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다시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말하곤 해요. 점프도, 수영도,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춤도 추고 싶다고도 해요. 이 모든 게 이루어지도록 여러분의 후원이 필요해요. 그리고 언젠가는 여러분들의 관심과 도움으로 내 딸과 CMD에 걸린 모든 아이들이 걷고 춤을 추길 바래요.” 다른 아이들이 매일 하고 있는 평범한 일들이 이들 부부에게는 간절히 바라는 기적이 됐다.

이들 부부는 오는 10월 5일 60명의 후원자들과 함께 CMD 치료법을 위한 10만달러 기금모금을 목표로 산호세 락엔롤(Rock N‘ Roll) 하프 마라톤을 뛸 예정이다. 수익금은 CMD 연구기관과 비영리단체에 기부된다.

"제가 소피아를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더군요. 아이를 위해 뛸 겁니다. 유니스가 나에게 걸어와 품에 안기는 그날을 기다리며 뛰고 또 뛸 겁니다.”

후원 희망자는 웹사이트(www.crowdrise.com/SavingSophie)를 통해 기부할 수 있으며 세금공제가 가능하다. 소피아의 모습은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v=AG5Hbw2jrh0

<김판겸 기자>

앤드류 김씨와 딸 소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