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6회 맷 카펜터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뒤 마운드를 고르고 있다.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패배였다. 믿었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또 다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무너졌다. 완전히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에 그가 무너지면서 LA 다저스는 안방서 시리즈 첫 경기를 뺏겼고 갑자기 월드시리즈 전망에도 어두운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3일 다저스테디엄에서 벌어진 내셔널리그(NL)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뼈아프기 그지없는 9-10 역전패를 당했다. 6회까지 6-2로 앞서가던 경기에서 7회에 집중 7안타를 맞고 8점을 내줘 순식간에 6-10으로 역전을 허용했고 이후 불같이 추격해 1점차까지 따라갔으나 끝내 마지막 한 방이 터지지 않아 분루를 삼켰다.

커쇼는 6⅔이닝동안 삼진 10개를 잡았으나 마지막 이닝에만 6안타로 6실점하는 등 8안타로 8실점하며 패전투수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5회까지는 질레야 질 수 없는 승부로 여겨진 경기였다. 스코어에서 6-1로 여유있게 앞서갔을 뿐 아니라 선발 커쇼는 1회 두 번째 타자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이후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상대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는 5회를 버티지 못하고 장단 11안타로 6실점하고 강판된 상황이었다.

1회초 상대 2번타자 랜달 그리척에게 솔로홈런을 맞은 이후 연속으로 16명의 카디널스 타자를 잡아내며 쾌속 항진하던 커쇼가 6회초 2사 후 상대 1번타자인 맷 카펜터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이날 두 번째 실점을 했을때만 해도 이것이 엄청난 대폭풍의 전조라는 사실을 그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 하지만 카디널스의 저력은 무서웠다.

7회초 선두 맷 할러데이가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자 이어 자니 페랄타, 야디에르 몰리나, 맷 애덤스가 계속 커쇼로부터 안타를 뽑아내는 믿겨지지 않는 장면을 연출하며 1점을 만회, 6-3으로 따라붙고 무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여기서 커쇼는 피트 코즈마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다음 타자 존 제이에게 또 적시타를 맞아 6-4로 쫓겼고 이어 대타 오스카 타바레스를 삼진으로 처리, 투아웃을 잡았으나 끝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바로 전 이닝에 커쇼로부터 홈런을 뽑아냈던 카펜터는 라이트쪽으로 빠지는 주자일소 3타점 2루타를 터뜨려 단숨에 7-6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커쇼는 고개를 떨어뜨린 채 마운드를 내려가고 말았다.

하지만 다저스의 수난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여기서라도 추가 출혈을 막았더라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했으나 커쇼를 구원 등판한 페드로 바예스가 포볼에 이어 할러데이에게 좌월 스리런홈런을 내주는 바람에 순식간에 점수차가 4점(6-10)으로 벌어졌다.

그럼에도 다저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8회말 선두 야시엘 푸이그가 포볼을 골라 출루하자 에이드리언 곤잘레스가 바뀐 투수 랜디 쵸트로부터 우월 투런홈런을 뿜어내 8-10으로 따라붙었다.

이어 9회말에는 카디널스 클로저 트레버 로젠탈을 상대로 1사후 A.J. 엘리스와 안타와 안드레 이티어의 2루타로 1사 2, 3루 찬스를 만든 뒤 디 고든의 내야땅볼로 9-10을 만들었다.

2사 3루에서 마지막 타자는 푸이그, 그는 로젠탈의 99, 100마일 강속구를 잇달아 커트해내며 숨막히는 대결을 펼쳤으나 결국은 100마일 강속구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서고 말았다.


<김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