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한국어교육원 재학 베트남인 티엔안 하씨
“한글은 읽고 쓰는 법이 아주 효율적이고 논리적인 문자여서 배우기도 쉬운 것 같아요.”
뉴욕한국어교육원(원장 이선근)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는 티엔안 하(22·사진)씨는 다소 어눌하지만 또렷한 한국어 발음으로 한글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얼핏 보면 영락없는 한국인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티엔안씨는 토종 베트남 사람이다.
티엔안씨는 "한국말을 쓸 때면 사람들이 한인 2·3세로 착각하곤 한다"며 "베트남 사람인 것을 알고 나면 오히려 유창한 한국말에 놀라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티엔안씨는 캐나다 벤쿠버에서 태어난 베트남 2세로 6세때 미국으로 이민 온 뒤 명문 프린스턴 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하고 현재 뉴욕에서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
어린 시절 ‘스타크래프트’라는 전략 시뮬레이션 컴퓨터 게임에 빠졌었던 티엔안씨는 스타크래프트 최강국 한국에 대해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고. 인터넷에서 만난 한국의 게이머들과 대화를 나누다 한국 사람과 한국문화에 대해 큰 흥미를 느끼게 됐고 대학교 2학년 때부터 한국어 클래스를 수강하며 본격적으로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한글을 쓰고 읽는 법을 처음 배울 때는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다"는 티엔안씨는 "단지 24글자의 조합만으로 세상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따름"이었다고 말했다.
2011년에는 한국을 직접 방문해 서강대학교 어학당에서 여름 내내 한국어 공부에 열을 올렸다는 티엔안씨는 "읽고 쓰는 것에 비해 말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다"며 "받침이 있는 글자는 발음이 힘들고 높임말을 쓰는 법도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의 TV 예능, 드라마, 음악, 영화 등을 즐긴다는 티엔안씨는 "한국문화는 재밌고 화려하고 역동적이다. 특히 대중문화는 세계 어느 나라와도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다"면서도 "겉보기 중심의 이미지만 강조하거나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은 단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한인 여자친구도 사귀게 된 티엔안씨는 공부를 계속해 여자 친구 부모 앞에서 유창한 한국어로 자신을 소개하는 것이 가까운 목표다. 또한 이달 11일 펼쳐지는 외국인 백일장·말하기 대회에 참가해 그동안 갈고 닦은 한글작문 실력도 뽐낼 예정이다.
티엔안씨는 "한국을 배울수록 예의범절이 바른 한인들의 모습과 그 따뜻한 마음씨를 피부로 느낀다"며 한국어 공부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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