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이 높은 급성 열성감염을 일으키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가 전 세계적으로 1만 명에 육박하고 5천명 정도가 숨진 것으로 알려지자 북가주 한인사회의 풍속도도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밀피타스에 거주하는 회사원 정모(42)씨는 요즘 평소에 잘 갖고 다니지 않던 손 세정제를 꼭 챙겨 출근한다. ‘텍사스’발 ‘에볼라 바이러스’ 사건 이후 그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며 생긴 습관이다.
산호세에 살고 있는 김 모(36)씨도 최근 교통사고로 병원을 다녀오면서 병원에 비치되어 있는 손 세정제가 보일 때마다 손 세정제를 사용했다고 한다. 귀가 후 손을 깨끗이 씻기 전에는 달려드는 아이를 안아주는 것도 자제하고 있다.
날씨가 점점 쌀쌀해지며 독감까지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에볼라 공포가 한풀 꺾였다고는 하지만 공포와 우려가 뒤덤벅이 된 한인들의 일상 생활습관은 이처럼 많이 변했다. 에볼라 감염이 보균자의 체액 등을 통한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인들도 저마다 ‘내 위생은 내가 지킨다’는 분위기이다.
한인 식당가에서는 ‘술잔 돌리기’ 문화가 거의 사라지고 있다. 때가 때인 만큼 다른 사람이 입을 댄 술잔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에 혹시나 하는 우려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출입구의 손잡이나 시설물을 직접 접촉하길 꺼리는 모습도 에볼라 확산 이후 새롭게 나타난 풍속도 중의 하나다.
이는 비단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의 인사법에도 나타나고 있다. 주로 서로 주먹을 맞대거나, 얼싸 안고 다독여주고 입을 가볍게 맞추며 친근하게 인사하던 미국인들도 될수록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며 근접한 거리에서 인사하는 것을 자제하고 있다.
학교에서도 교사들이 각 학생들의 건강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으며 혹시라도 발열 증세를 보이는 학생이 있으면 즉시 격리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인 의료 전문가들은 "에볼라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두려움 보다는 손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스스로가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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