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란 것은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고 우리 조상들은 교훈을 주고 있다. 그래서 우리 후손들에게 ‘말 한마디로 천냥 빛을 갚는다’라는 속담을 남긴 듯 하다. 우리는 또한 ”‘아’ 다르고 ‘어’ 다르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면서 한마디 내뱉는 말의 소중함을 깨닫고 배운다.
최근 한국에서 국회의장까지 역임한 분이 미주총연 초청으로 미주 한인 차세대 대회 참가 차 미국을 방문했다. 바로 박관용 전 의장이다. 그런데 박 전 의장이 미주한인동포들의 열과 성이 담겨 있는 글렌데일 위안부 평화의 소녀상이 한일관계 개선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투로 말했다고 한다. 그 동안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서 이룬 성과물에 대해 그렇게 무참하게 폄하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그것도 일반 정치인도 입에 담을 수 없는 역사왜곡에 대한 ‘역지사지’ 얘기를 다름아닌 국회의장까지 역임했던 분이 공개적으로 떠들어댄 것이다.
물론 높은 자리까지 올라섰던 정치인이 보는 국가간의 관계는 달라 보일 수도 있고 염려하는 부분의 폭에서 차이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글렌데일 소녀상이 일본내의 반감을 사기 때문에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라"고 하는 것에는 수십 번을 생각하고 생각해도 도저히 동의하기 어렵다.
또한 박 전 의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도 "일본을 무조건 폄하하는 모습은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라며 자신의 말 실수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변명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박 전 의장은 미국에 사는 한인동포들이 일본을 무조건 폄하하는 그런 어리석은 사람들로 보였나 보다.
하지만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사람의 변명으로 비쳐진다. 일본이 독일처럼 과거 자신들이 행했던 몹쓸 행위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고백하고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철저한 반성을 했다면 과연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을까? 박 전 의장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
그러나 문제는 박 전 의장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박 전 의장이 그런 몰상식한 얘기를 꺼낸 것은 미주총연 관계자들과 차세대 참가자들에게 내뱉은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미주총연에서는 어떻게 이 같은 참담한 말에 대해 반박성명서 한 줄 내지 않는지 의문스럽다.
생각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높은 자리에 올랐던 분이 하시는 말씀(?)이니 뭐 맞는 말이겠지"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그것도 궁금하다.
<이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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