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의 풍경 / 김미영 외 7인 지음·글항아리 펴냄
조선시대 그림을 보면 등장인물의 대부분이 ‘노인’이다. 산수화에는 등굽은 고승이나 은자(隱者)가, 고상한 모임 장면을 그린 아집도(雅集圖) 류의 그림에는 벗들과 어울린 노인들이 멋스럽게 등장한다. 이런 그림은 백성들로 하여금 공로 있는 노인들에 대한 공경심과 봉양의 태도를 권장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전통은 맥이 끊겼고, 실버 세대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여전히 ‘노인은 찬밥’ 신세를 종종 만들곤 한다.
이 책은 8명의 학자들이 각자가 고전을 기반으로 연구해 온 ‘나이듦’과‘노년’에 대한 주제를 파고들어 우리의 고정관념을 되돌아보고자 기획됐다. 총 8장으로 구성돼 각 장마다 다양한 인물과 그림, 풍속, 고전작품 등을 통해 늙음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중국과 일본에서의 노년 등 동양의 늙음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림 속 노인만 보더라도 한 남성이 태어나 돌을 맞고 결혼하고 벼슬에 올라 늘그막 회혼식을 올리는 장면까지 일대기 형식으로 담은 ‘평생도’나, 중국 역사 속 성현들의 행적을 소개하는 고사인물도, 사람의 수명을 관장하는 수노인을 그린 신선도 등이있다. 이런 그림 속 인물이 한결같이 ‘노인’이었던 까닭은 나이가 들고 늙어갈 무렵에나 갖출 수 있는 미덕과 학식, 경험, 지혜같은 것이 있음을 존중하고 동시에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또한 늙었음에 대한 비탄 이전에 장수는 최고의 축복이었다. 장수를 누린 조선 인물의 이야기도 흥미롭게 담겼는데, 83세까지 생을 누린 조선 최장수 임금 영조는 간소한 밥상에 소식을 했고 술도 마시지 않았으며 비단대신 명주 이불을 사용하는 소박함을 고집했다. 70세까지 장수한 퇴계 이황은 2~3가지 반찬과 잡곡밥으로 식사했다.
건강한 장수를 위해서는 ‘거친 것을 가까이’하고 ‘여유로움’을 가지라는 것이 조상들이 전하는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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