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F한인회관 도서관 소장 서적 3만권 버려져
▶ 이사회•공청회 없이 전일현 한인회장이 결정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 내 도서관에 있던 서적 3만권(추정)이 쓰레기장에 버려져 유실된 데 대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전일현 SF한인회장의 지시로 지난 6일 한국어 서적 3만권이 도서관에서 공공 쓰레기장으로 옮겨져 버려졌다. 샌프란시스코 한인역사박물관의 자료실로 쓰일 예정이었던 도서관을 비우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이 과정 모든 과정이 전 회장의 독단으로 진행됐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책 처리문제로 이사회가 열린 적도 없고 이사들의 승인절차도 없었다. 동포들의 의견을 묻는 공청회도 없었다. SF 한인회관을 한인회와 함께 공동사용하고 있는 SF노인회의 김관희 회장은 “6일 오전 책을 옮기는 것을 보고 다른 장소로 옮긴다고 생각했지 버릴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며 “외출 후 돌아와 보니 트럭으로 옮겨 쓰레기장에 버렸다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재산도 아니고 이렇게 한인회장이 혼자 결정해 한인사회의 중요한 자산을 송두리째 없애 버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사전에 노인회와는 한마디 상의도 없었고 상의하는 사람도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F한인회장 재임 당시 한인회관 도서관을 개설한 장본인인 이정순 미주총연회장은 “1999년- 2000년경 코렛 재단 실사팀이 여러 번에 걸쳐 조사를 해 힘들게 3만달러의 지원금을 받아 조성된 책들이었다”며 “소중한 책들이 버려졌다는 게 황당하고 상식선에서 해야 할 일이 있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이 있다.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어지럽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전일현 회장은 “역사박물관이란 좋은 취지로 하는 일이라 돕고 싶었다”며 “내 취임 2년 동안 책 빌리러 오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었고 쥐들이 노는 곳, 쓰레기장이나 다름없었다”고 말했다. 또 교회 몇 군데에 책을 가져갈 의사를 물었지만 싫다고 해 이같이 처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사회나 노인회, 공청회 등 사전 논의가 없었던 점에 대해 “이사회를 한건 아니고 (책 버리는 문제로) 이사들과 교감이 있었다”며 노인회에 대해선 “한인회관 문제다. 책 버리는 걸 왜 노인회와 상의하고 한인회 일을 노인회에 해명해야 하냐”고 말했다.
전 회장은 “3일간에 걸쳐 책들이 버려졌고 김관희 회장도 알고 있었다”며 “다 버려지고 난 다음에 나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책 문제를 들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직 SF한인회장 모임인 ‘한우회’는 한국어 서적 유실 및 회장선거 등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한인회 사태와 관련 14일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한 전직 회장은 “북가주에 기부 할 수 있는 60여개의 한국학교들이 있고 버리기 전에 언론에 광고를 내던지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3만권의 책들이 전일현 회장 한사람의 결정으로 쓰레기더미 속에서 사라졌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다른 전직 회장은 “한인회 역사 관련 책들도 그 안에 있었다”며 “동포재산과 역사가 함께 없어졌다”고 개탄했다.
<김판겸 기자>
====
지난 2005년 1월 22일 제24대 한인회 관계자들이 한인회관 도서관 대청소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