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술을 정말 못한다. 너무 못해서 어렸을 적에 어머니께서 미술 학원도 보내주셨지만 특별히 나아진 것도 없다.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나 색깔에 대한 생각이 내 머릿속엔 아무것도 없었다. 만들기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내주시는 미술 숙제가 제일 싫었다. 많은 시간을 들여 열심히 해도 내가 봐도 정말 아닌 작품이 나오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도 열심히 했지만 결과물은 엉망진창인 만들기 숙제를 가지고 나는 학교에 갔다. 미술 시간 시작 10분을 남겨 놓고 우리 반 친구가 자기는 만들기 숙제가 있는 줄 몰랐다면서 화들짝 놀라는 것이다. 그러더니 친구들로부터 남은 미술 재료들을 순식간에 모으더니 10분만에 뚝딱 뭔가를 만들어내었다. 난 순간 그 애가 천재라 생각했다. 내가 하루종일 걸려 만든 것보다 어찌나 잘 만들었는지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때 난 알았다. 열심히 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다르다는 걸……
난 그때 내가 미술에 재능이 없다는 걸 스스로 인정했고 더 이상 미술에 대해서는 노력하지 않았다. 그 후로는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항상 부럽다. 누군가가 태어날 때부터 어떤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다.
하지만 그 재능만 믿고 개발하지 않고 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반대로 못하는 사람도 노력을 하면 좀더 좋아질 수는 있을 것이다. 혹시 내가 더 열심히 했다면 내 미술 실력도 더 나아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대학교 때인가 선생님께 잘하는 것과 열심히 하는 것은 다르다는 걸 중학교 때 알았다고 말씀 드렸더니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참 빨리 알아 버렸네.” 그땐 선생님 말씀을 잘 이해하지못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그걸 너무 빨리 알아버려 포기도 남보다 빨랐던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열심히 하는 것 자체가 가치 있는 거라는 걸 그땐 미처 생각 못했다. 이제는 미리 포기하는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일도 많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잘하지는 못해도 열심히 하는 것 자체가 이미 가치있고 훌륭한 일이다.노력만 가지고 다 이룰 수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면 그래도 포기에 대한 후회는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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