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를 생각하면 항상 속이 검은 사람, 혹은 재수없음이 생각난다. 그리고 머리도 아주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까마귀 고기 먹었냐?”라는 말은 그렇게 빨리 잊어버렸냐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길을 가다가 찻길에 자꾸 까마귀가 내려앉는 것을 보았다.
처음에는 길바닥에 먹을 것이 있어서 그걸 먹으려고 그러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도로에 앉았다 일어나는 까마귀의 입에 무언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호두였다. 까마귀는 호두를 깨기 위해 차가 다니는 길에 호두를 내려놓은 것이었다. 까마귀는 호두를 들고 멀리 날아올랐다가 땅에 내팽개치기도 하였다. 그렇게 해서 호두를 깨뜨린 후 까마귀는 알맹이를 꺼내 먹었다. 까마귀가 너무 영리해보였다.
그래서 호기심이 생겨 까마귀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까마귀는 ‘까마귀 새끼가 자란 뒤에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성’을 뜻하는 사자성어 ‘반포지효(反哺之孝)’의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병 속에 든 물을 마시려고 돌을 넣었다는 이야기의 주인공도 까마귀였다.
이렇게 머리도 굉장히 영리하고 효도도 할 줄 아는 까마귀는 사람들 사이에서 재수도 없고 머리도 나쁜 대표적인 새로 인식되어 왔다. 그건 아마 까마귀가 색깔이 검고 죽은 음식을 먹는 습성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까마귀에 대해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니 까마귀가 친근하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면 다른 것에 대한 편견도 내가 그것에 대해 모르고 이해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건 아닐까? 사실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은 굉장히 많다.
사람에 관한 편견, 짧은 지식이 가져온 사물이나 물건에 관한 편견……. 그런데 한번 박힌 편견을 바꾸기란 정말 어렵다. 아무런 고민 없이 일반적인 편견을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도 하고 잘못된 편견을 바꿀 특별한 이유나 계기가 없어서이기도 하다.
편견을 가지고 대하니 그것에 대해 이해할 수도 없고 소통할 수도 없다.세상에 많이 있는 편견들, 그 편견을 깨려면 그것에 대해 좀더 생각해보고 알아 보고 고민해 보아야겠다. 특히 그 편견이 부정적인 것이라면 더구나 그런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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