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에서 중산층 백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공화당 보수 지역으로 알려진 오렌지카운티 정치계에 변화의 물결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다. 백인과 히스패닉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로컬 정치에 아시안 바람이 조용하게 불고 있는 것이다.
오렌지카운티 각 도시의 시의회는 예전에만 해도 백인 중심으로 히스패닉계 시의원들이 끼여있는 형태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안 정치인들의 진출이 늘어나면서 ‘패턴’이 바뀌고 있다.
OC 한인타운이 자리잡고 있는 가든그로브 시의 경우 현재 전체 시의원 5명 중에서 아시안(베트남계)이 3명으로 아예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베트남계 바오 누엔이 예상을 뒤엎고 브루스 브로드워터 당시 현역 시장을 누르고 당선되어 GG시 첫 아시안 시장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는 가든그로브 시의 정치를 아시안이 장악했다는 의미이다.
남가주 최대의 베트남 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웨스트민스터시도 베트남계 트리 타가 지난 2012년 첫 아시안 시장으로 당선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다수의 시민들이 베트남계임에도 불구하고 백인 시장이 시를 운영해 왔다. 이 도시의 시의원 5명 중에서 아시안은 2명이다.
오렌지카운티에서 한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소도시 라 팔마 시도 마찬가지이다. 라 팔마 시의원 5명 중에서 한인이 2명이다. 피터 김씨가 현재 최연소 시장을 맡고 있으며, 스티브 황보 시의원은 이번에 재선됐다,비교적 부촌으로 남가주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미 전국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어바인시에서도 최석호 시장이 작년 재선에 성공해 시정을 운영하고 있다.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의 역임 기간을 포함하면 6년여 동안을 한인이 어바인 시의 ‘수장’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시 정부뿐만 아니라 오렌지카운티 정부에서도 아시안 정치인들의 약진은 눈부실 정도이다. 지난달 27일 제1지구 수퍼바이저 보궐 선거에서 베트남계 앤드류 도 후보가 루 코레아 후보를 43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물리치고 당선됐다.(루 코레아는 결과에 불복하고 재검표를 요청해 오는 9일부터 재검표 실시)이에 따라 OC 수퍼바이저 위원회 5명 위원들 중에서 작년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된 미셀 박 스틸, 일본계 미국인 리사 바렛 등을 포함해 3명이 아시안이다. 이는 몇 년전 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다.
OC 수퍼바이저 위원회는 셰리프국, 검찰국, 보건국 등과 같은 카운티 주요 부서의 54억달러의 예산을 집행하고 감독하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수퍼바이저 위원회 장악은 아시안들의 정치적인 파워가 상당히 커졌다는 것을 반영시켜주고 있다.
가주 상하원의 오렌지카운티 지역구에도 아시안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OC 수퍼바이저를 역임한바 있는 자넷 누엔은 지난 선거에서 호세 솔로리오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누르고 34지구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그녀는 상원의원에 당선된 첫 베트남 아메리칸으로 기록됐다. 이 자리는 루 코레아가 히스패닉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당선되었던 의석으로 아시안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풀러튼, 부에나팍 등 OC 북부지역이 포함되어 있는 가주하원의원 65지구는 작년에 현역 샤론 콱 실버를 물리치고 영 김씨가 당선되면서 아시안 정치적인 파워를 과시했다. 한인을 비롯해 아시안 인구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이 지역에서 영 김씨의 당선은 곧 ‘아시안 강세 구역’으로 발 돋음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같이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의 아시안 정치인들의 도약은 아시안 인구 유입의 꾸준한 증가와 함께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백인, 히스패닉 위주의 오렌지카운티의 정치계 판도는 아시안들로 인해서 흔들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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