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코’(Sicko)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미국의 의료제도 모순을 겪은 사람들의 실제 사례를 보여준다.
한 무보험 노동자가 하늘같이 높은 수술비 탓에 결국 잘려진 손가락의 봉합을 포기하는 대목에서는 미국 의료 시스템의 암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취약성을 보완하고자 등장한 것이 바로 ‘오바마케어’다.
지난해 첫 시행된 오바마케어는 미국인들이 그야말로 꿈에 그리던 전국민 건강보험 가입 시대를 열었다. 그동안 값비싼 건강보험에 가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대다수 주민들은 오바마케어의 출범을 쌍수를 들어 반겼다.
이는 수치상으로 잘 나타나고 있다. 2014년도 오바마케어 가입자 수는 총 810만명을 육박했으며, 올 2월15일까지 계속되는 2015 오바마케어 가입자 수는 이미 95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일부 한인 가입자들은 오바마케어 이용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가입자 본인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생각보다 높기 때문이다.
오바마케어 플랜에는 플래티넘, 골드, 실버, 브론즈 등 4가지 등급이 있다. 각 등급에 따라 월 보험료와 본인 부담금(deductible)이 차이가 있는데 한인 등 대다수 주민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월 보험료의 실버 또는 브론즈 등급을 선택한다. 이같은 플랜들로 실제 병원을 이용하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만만찮다.
우선 병원을 방문할 때 마다 코페이(Co-Pay)를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코인슈어런스(Co-Insurance) 비용도 더해진다. 오바마케어 플랜은 등급에 따라 보다 전문적인 진료를 받을시 진료비의 10~40%를 코인슈어런스 비용으로 지불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게 끝이 아니다. 아웃 오브 포켓(Out of Pocket) 조항에 따라 플래티넘은 4,000달러, 골드, 실버, 브론즈의 경우는 6,350달러까지의 본인 부담금 상한선도 존재한다.
이러다 보니 오바마케어에 가입한 상당수 한인들은 매월 300~500달러에 달하는 보험료를 지불하면서도 병원 방문시 지불해야 하는 추가비용 때문에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하고 있다.
물론 오바마케어는 반드시 필요한 제도이다. 그나마 오바마케어를 통한 정부 보조금 덕에 ‘그림의 떡’이던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대로는 곤란하다.
미국의 의료보험은 아직 ‘식코’와 ‘전국민 건강보험’의 가운데에 서있다는 생각이다. 보다 섬세하고 치밀한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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