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고교 미국사 교과과정을 둘러싼 이념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보수파들이 득세하면서 일부 주에서 고교 미국사 교과과정에 미국의 건국이념과 애국심, 자유경제 시스템 등에 관한 내용을 대폭 강화하자 보수-진보진영 간 치열한 논쟁이 전개되고 있다.
오클라호마주에서는 지난 16일 일선 고교에서 고교 미국사를 AP(Advanced Placement) 교과과정대신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가르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다. 이법안은 구체적으로 고교 교과과정에서 미국의 건국이념과 자유시장 경제시스템, 미국의 예외주의(미국이 세계를 이끄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국가라는 것) 등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정했다.
특히 법안은 새로운 미국사 교과과정의 채택을 거부하는 학교는 교부금 지원 등에서 불이익을 받도록 벌칙 규정까지 넣었다.
앞서 지난해 콜로라도주에서는 덴버 교육위원회가 미국사 AP 교과과정에 권위에 대한 존경, 애국심, 자유경제 시스템 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것을 주문하면서 학생과 교사들이 시위를 벌이면서 몸살을 앓기도 했다.
미국사 교과과정을 둘러싼 이념논쟁은 대학입학 자격시험인 SAT 주관사 ‘칼리지 보드’(College Board)가 미국사 AP 교과과정을 비판적 사고를 함양하도록 재설계하면서 비롯됐다.
하지만, 중간선거에서 보수파들이 대거 입법부와 일선 교육구를 장악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이들은 미국사 AP 과정이 급진·수정주의 노선을 밟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를수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문제는 보수파들의 교과과정 수정안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 등 흑인인권운동가들에 대한 언급이 대폭 축소되고 아메리칸 원주민인 인디언 학살 부문이 빠지는 등 미국의 어두운 역사가 대거 제외됐다는 점이다.
이에 칼리지 보드 측이나 일선 교사들은 보수파들의 교과과정 개편은 정치적 편향성을 띠고 있으며, 일부 교육위원회가 교과과정 전면 재검토를 위한 포석 차원에서 검열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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