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학생들이 다수 재학하고 있는 ABC 통합교육구는 지난 몇 십 년 동안 지켜온 단일 선거구를 포기하고 올해 11월부터 7개 지역구로 분할해 교육위원을 선출한다. 그동안 아시안, 백인 위주로 구성되어온 이 교육위원회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선거구를 쪼갰다.
이 같은 선거구 조정은 자발적이 아니었다. 비영리 라티노 민권단체인 ‘MALDEF’와 중학교 교사인 올가 리오스가 교육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이루어 졌다. 이들은 이 지역의 라티노 인구가 약32%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일 선거구로 인해 지난 1990년 중순 이후 라티노 교육위원이 한 명도 배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소송 합의에 따라서 히스패닉이 다수 거주하는 하와이안 가든은 의무적으로 선거구 1개를 만들었다. 그 다음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세리토스 4개, 아테시아 1개, 놀웍과 레익우드 일부 각각 1개 등 7개로 나누었다.
이와 비슷한 양상이 오렌지카운티 대표적인 한인 밀집 지역인 풀러튼 시의원 선거구에서도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인 조나단 백 씨가 최근 ACLU 남가주 지부 등 민권 단체와 변호사들과 함께 풀러튼 시의원 선거구 분할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풀러튼 주민의 약25%를 한인 등 아시안이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일 선거구를 실시하는 것은 ‘가주 선거 관리법’(Voting Rights Act)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아시안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서 지난 몇 년 동안 선출된 아시아계 시의원들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단일 선거구제는 부당하다는 논리이다.
실질적으로 현재 풀러튼 시의원 5명 중에서 아시안은 한명도 없으며, 지난 수년 동안 아시안 시의원은 없었다. 한인커뮤니티에서는 몇 년 전 버지니아 한, 롤랜드 지 씨 등이 풀러튼 시의원에 도전해 보았지만 비교적 큰 표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그 당시 풀러튼 시에 한인 유권자들의 수가 증가 추세로 타 민족 유권자표만 어느 정도 잡으면 승산이 있다고 보았지만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이들의 낙선은 전적으로 단일 선거구 제도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선거구가 분할되면 한인 등 아시안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은 분명하다. 특히 풀러튼의 멜번과 길버트 길 인근은 오렌지카운티에서 최다 한인 밀집 지역이다. 서니힐스 고교 학군인 이 구역은 한집만 건너면 한인일 정도이다.
만일에 풀러튼 시가 선거구를 분할하면서 이 지역에 한인이 출마하면 당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오렌지카운티 한인커뮤니티의 숙원인 풀러튼 한인 시의원 탄생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
조나단 백씨와 민권단체들의 이번 소송에 대해 풀러튼 시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아직까지는 미지수이다. 이들의 요청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에 대한 반대하는 입장을 제시하면서 소송을 진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풀러튼 시 정치계도 주민들의 인구 다 변화에 맞추어서 서서히 변모를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인접한 부에나팍시는 이미 자발적으로 시의원 선거를 현재의 단일 선거구에서 분할 선거구로 나누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애나하임 시 통합 고등학교 교육구는 최근 단일 선거구에서 분할 선거구롤 채택했다.
풀러튼 시가 향후 선거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지만 현재의 대세는 분할 선거구이다. 풀러튼 시가 분할 선거구를 채택해 첫 한인 시의원 배출 시기가 앞당겨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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