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 전시회
▶ 관람객들 ‘작가와 하나가 되는 체험 만끽’
25일 SF 헌터스 포인트 쉽 야드 스튜디오에서 열린 최정 성경 필사 두르마리 전시회에서 촛불 켜기를 하고 있는 관람객들
헌터스 포인트의 예술가, 최정씨의 성경필사 설치 전시회가 25,26일 SF 헌터스 포인트 쉽 야드 오픈 스튜디오 기간에 열렸다.
최정씨는 이날 그동안 필사해 온 성경 필사 두르마리를 스튜디오 천장 및 벽 전면에 장식, 찾아 온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반향과 감동을 선사했다. 특히 관람객들은 종이 두루마리 위에 일일히 필사된 성경귀절을 들여다 보며 바닥에 진열된 조약돌 위에 ‘ The Life on for you’ (당신을 위한 희망의 불을 켜세요)라는 제목의 촛불 켜기 행위에 참여, 작가와 하나가 되는 체험을 만끽했다.
예술… 특히 미술 장르에 발을 내 디딘 이후, (예술을 통해)보여주는 것으로 이미 자신의 소명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는 최정씨는 전시회 후의 소감을 피력하고, 이번 전시회를 통해 어려움에 처한 영혼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보람됐다고 말했다.
성경 필사 설치 전시회는 영과 육이 핀치에 몰린 상황에서 창안된 아이디어인 만큼 보는 이들에게도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다는 최 작가는 이를 위해 Death valley와 주교 성당에서의 전시회도 꼭 이루고 싶다고 소망을 말했다.
사람이 예쁜 옷을 보면 펼쳐 보고 싶 듯, 두르마리에 감추어진 열정과 그동안의 아픔… 많은 이야기들을 눈으로 보고 또 이를 통해 남과 소통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은 것은 작가라면 누구나의 소망일 것이라며 최 작가는 이를 위해 데스 밸리나 주교 성당 뿐 아니라 ‘ Gate of Heaven’ (자신이 묻힐) 묘지에도 이를 꼭 전시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정씨는 이날 배포한 작가의 말을 통해 “좋은 그림, 정직하고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과거의 포부를 피력한 뒤 폭풍처럼 몰아치는 젊음의 열정을 캔버스에 옮기기 위해 추상표현주의를 택했던 이유, 그리고 예술적 氣… 삶의 열정과 애너지 연소에 한계를 느끼면서 단순 형태의 즐거움, 더 나아가 수도자의 삶을 동경하던 때의 일…
중세기 수사들이 일생에 3번 성경 필사를 마치면 일생이 끝나곤 했다는 어느 수녀님의 말에 성경필사를 결심하게 된 동기 등을 설명했다. 수도사의 생활… 그것도 성경필사라면 너무도 쉽게 할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최작가는 창세기부터 묵시록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로 이어지는 두루마리를 창안, 틈틈이 필사를 하기 시작했다.
성경필사를 시작하자 육체의 고난도 잊고, 이제 희망의 불씨… 성경필사라는 단순하고도 사사로운 것이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의 의미와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성경을 필사하던 그 시간들, 그 행위는 자신을 온통 물결에 따라 그냥 떠 내려가는 표류자로 만들었고, 그동안 자신을 구속하던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 부스럼 같았던 헛된 욕심도 바람에 날려간 구름처럼 사라지고, 삶에 대한 의연함을 배우기 시작했다.
“ 이제야 나는 스튜디오를 내 놓을 수 있겠구나. 어디 그림 팔아 줄 화랑 없나 두리번 거리지 않고도 계속 그릴 수 있겠구나…”“이번의 성경 필사 installation, “The Light Is On For You”는 마치 사랑했던 연인에게 바치는 작별 의식과 다름없었다” 고 말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마지막으로 헌터스 포인트 작업실(스튜디오)을 떠나는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연락처 408- 439- 0372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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