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고 매끈하게 축구 경기를 이끌었던 미국인 심판들. 개막식에서 한인 전통무용팀이 부채춤을 선보이고 있다. 헌던 커뮤니티 센터 야외에서 열린 바비큐 파티에서 한인 봉사자들이 핫도그를 굽고 있다. 재미대한체육회로부터 장학금 1,000달러를 받은 각 지역 장학생들. 미주체전 팀 닥터인 박공석 척추신경전문의가 부상입은 축구 선수에게 침을 놔주고 있다. 체전 조직위 봉사자들이 각 팀 선수들을 안내하고 있다.(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체전의 꽃, 67세 장신환 씨
워싱턴 체전의 꽃은 10대, 20대의 팔팔한 젊은 선수들이 아니었다. 67세의 장신환 씨였다. 대회 마지막 날 아침 상황실이 설치된 헌던 커뮤니티 센터 주변을 도는 10K 단축마라톤에 출전한 장 씨는 1시간 20분에 가까운 기록으로 200여명의 참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늦게 들어왔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모습이었다.
“꼴찌가 뭐 상관있나요? 대통령이 상을 주는 것도 아닌데. 내가 좋아하는 운동을 즐기며 건강하게 살면 됐지요.” 최선을 다하면서도 스포츠의 진정한 정신을 잃지 않은 장 씨의 한 마디는 이번 체전의 목적과 의미를 잘 보여주는 듯했다.
“하나만 가져가셔야 돼요.”
체전 조직위가 수고하는 스태프와 봉사자, 선수들을 위해 마련한 바비큐 파티 장소에서 음식을 가져가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에게 10대 중반으로 보이는 봉사자가 던진 말. 욕심껏 가져가려던 손길은 심각한 봉사자의 얼굴을 보며 움찔해야 했다.
말없이 질서를 잡고, 경기 진행위원들을 보조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자원봉사 학생들의 진가는 축구장, 야구장 등 뙤약볕 아래서 시합이 치러진 종목에서 더욱 빛났다. “성공적으로 대회가 끝나 정말 워싱턴 한인들에게 감사한다”는 안경호 재미대한체육회장의 평가는 이들 봉사자들 때문에 가능했다.
날씨도 체전 도왔다
20년 만에 다시 워싱턴에서 개최된 미주 체전은 개막 며칠을 남겨두고 주말에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 때문에 주최 측의 우려를 자아냈다. 설상가상으로 토요일에는 토네이도가 몰려온다는 경보까지 날아들어 스태프들은 좌불안석이 됐다. 그러나 오후부터 흐려진 날씨는 오히려 선수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기회가 됐고 비도 대부분의 경기가 종료될 무렵부터 뿌리기 시작해 테니스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2,6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였고 진행도 무리가 없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족했다. 그러나 식사 공급이나 선수들을 경기장으로 실어 나르는 운송 문제는 다른 대회와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부러움 산 ‘오빠 부대’
젊은 미주 한인들의 스포츠제전답게 이곳저곳에서 다양하고 이채로운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기도 했다. 농구장에서는 4명의 늘씬한 젊은 미녀들로 구성된 오빠 부대가 등장, ‘오빠 짱’이라는 대형 플래카드와 출전팀인 캐나다 국기를 흔들며 열심히 응원해 다른 팀의 부러움을 한 몸에 샀다.
족구의 경우 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는 통념을 깨기라도 하듯 LA팀의 임선희 씨가 유일한 홍일점으로 출전해 팀에 힘을 보탰다. 족구에 입문한지 2년 됐다는 임씨는 이날 남편인 데이빗 장씨와 함께 출전, 과감한 헤딩과 패스를 하면서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 전혀 주눅 들지 않고 플레이를 펼쳐 눈길을 모았다.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 열린 탁구대회에서는 여자부 단체전에 13세 선수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뉴욕팀의 서우주 양은 레이팅이 1350정도지만 매서운 실력으로 뉴욕팀 여자부가 단체전 준우승을 하는데 큰 힘을 보탰다. <이병한·박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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