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임 후 봉사하는 마음으로 후원회장 맡아
▶ 교수들 자비로 공연, 그때부터 뛰면서 후원
14일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공연을 앞둔 합창단 ‘이 마에스트리’의 후원회 회장으로 LA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부인 김윤옥 여사가 봉사하는 삶에 관해 말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이 마에스트리’ 후원회 회장, 이명박 전 대통령 영부인 김윤옥 여사】
한때 청와대 안주인이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부인 김윤옥 여사는 이제 여느 주부처럼 단아하면서도 소박한 모습이었다.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오는 14일 세계적 콘서트장 월트 디즈니홀에서 본보 주최로 열리는 한국의 대표적 남성 합창단 ‘이 마에스트리’의 공연을 위해 후원회장 자격으로 12일 LA에 도착한 김윤옥 여사는 이같은 활동이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후 꾸준히 계속해온‘ 봉사활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평소 나눔과 봉사의 문화정착에 힘쓰며 실천하는 봉사활동을 강조해온 김 여사는 이마에스트리를 통해 클래식 한류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성공한 대기업 최고경영자의 아내에서 정치인, 서울시장의 아내, 그리고 대통령의 영부인에 이어 다시 평범한 주부로 돌아온 김윤옥 여사를 직접 만나 이번 LA 방문과 퇴임 후 모습에 대해 솔직히 들어봤다. 다음은 김윤옥 여사와의 일문일답.
-청와대를 떠난 생활은 어떠신지
▶자연인으로 돌아와 늘 하던 봉사활동을 계속하며 주부로 살아가고 있다. 내가 뜨개질을 잘해서 인형도 짜고 모자도 짜고 한다. 아프리카 신생아 모자 800개를 짰고 뜨개질 인형을 만들어 희귀질병 어린이들을 도왔다. 수입이 없으니까 나름대로 뜨개질을 해서 아이티 심장병 어린이 기금에도 보냈다. 대통령의 월급통장을 관리하면서 계좌이체를 통해 불우이웃에게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전달할 때와는 다르다. 지금은 연금으로 생활하는 삶인데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 넉넉하진 않다.
-이 대통령 퇴임 후 논현동 사저로 복귀하셨는데
▶이제는 손자손녀가 6명(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이다. 혼자서 집 근처 시장을 다니고 손자손녀를 데리고 동네 음식점도 간다. 알아보는 분도 계시지만 하도 많이 다니다보니 그런가 보다하신다. 어쩌다 한 번 얼굴을 보이면 신경이 쓰이겠지만 자주자주 들르니 오히려 편안함을 주는 것 같다. 사실 전 영부인들은 밖으로 나오시는 경우가 드물었다.
내 경우는 워낙 성격이 긍정적이어서 주어진 환경에 적응이 빠르다.
청와대 생활 5년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쁘고 즐겁게 보낸 것 같다.
평생 그렇게 큰 집에 살아볼 기회가 있겠는가 하며(웃음) 누릴 건 누리고 그렇게 보냈다.
-이 마에스트리 후원회 회장을 어떻게 맡으셨나
▶이 마에스트리 후원회는 퇴임후 지휘자가 찾아와 후원회장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퇴임 직전 줄리아드 음대 출신의 큰 딸(이 마에스트리 반주자 이주연씨)이 고교시절에 지휘자였던 양재무 교수에게 음악 지도를 받은 인연으로 알게 됐다. 지휘자 말로는 부담 없이 기도만 해주시면 된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중견 성악가들이고 교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비로 공연을 하더라. 그래서 지금은 발로 뛰면서 정기연주회 티켓을 팔고 지인들에게 10만원 후원도 부탁하고 다닌다. 후원회장을 맡은 후 카자흐스탄과 일본 공연을 다녀왔다. 일본에가서도 단원들과 같이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인간적인 유대감이 생겨 든든해한다.
-늘 실천하는 봉사활동을 강조하셨는데
▶퇴임하고는 단체 활동보다는 혼자서 하는 봉사를 한다. 장기간 ‘컴패션’을 통해 후원하는 어린이들이 15명인데 계속 후원을 하고있다. 에티오피아에 방문했을 때 후원을 받던 아이가 아버지와 함께 7시간 버스를 타고 만나러 와서 선물로 축구공을 주고 했던 기억이 따스해서 힘닿는 데까지 후원하려고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근황은
▶여전히 건강하시고 사무실에 출근하신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 마에스트리 후원회를 위해 뛰는 것을 아시고 이 마에스트리 해외공연은 선뜻 보내주신다.
올해가 우리 부부 결혼 45주년이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대통령 당선일, 생일, 결혼기념일 3가지 행사가 12월19일 같은 날이다. 남편이 결혼할 때 잊지 않으려고 생일에 결혼식을 올렸는데 우연하게 선거일도 겹쳤다. 선거 운동할 때도 선거일과 생일, 결혼기념일이 같다고 하면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개인적인 일인데도 모두들 축하해주셔서 뭐라 감사하다는 표현을 못했는데 퇴임을 한 후에도 잊지 않고 주위에서 ‘트리플 데이’라고 축하를 해주신다.
-지속하고 싶은 활동이 있으시다면
▶한 달에 한 번씩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찾아가 책을 읽어 주곤 했다. 엄마가 한국어를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을 어려워했다. 경상도 발음이라 듣기가 좀 그럴지 모르겠지만 밤새 연습을 해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었는데 정말 좋아하더라. 내 손자손녀를 키울 때도 할머니를 찾아올 때는 책을 들고 오라고 했었다.
-LA 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LA는 영부인 자격으로 방문했고 서울시장 부인으로도 왔는데 이 마에스트리 후원회장으로 다시 오게 돼 감회가 새롭다. 영부인 시절에는 LA시 행사 참석하고 LA시장관저 만찬을 가고 동포 만찬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했는데 이번 방문에서는 특별한 일정이 공연뿐이라 LA 한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즐거울 듯하다.
LA 한인사회는 과거에 비해 환경이 여러 모로 좋아졌다. 정계 진출한 한인 정치인도 있고 사회 경제적으로 성공한 한인들도 많다. 대한민국도 많이 좋아졌다. 고국이 좋아지면 해외 동포들도 의기양양해진다. 서로가 힘이 되어 상부상조하면서 지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에 계신 분들은 진짜 애국자이시다. 한국에서보다 조국을 더욱 더 걱정하신다. 동포들의 이 같은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하지 않나 싶다.
<하은선 기자>
#이 마에스트리
한국의 최정상 합창단 ‘이 마에스트리’ 초청 공연은 8월14일 오후 7시30분 LA 다운타운의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본보가 주최하고 LA 한국문화원이 특별 후원하는 이 음악회는 대한민국의 정상급 남성 성악가들이 2006년 창단한 합창단으로 ‘보이스 오케스트라’라고 불리며 세계무대에서 주목과 찬사를 받고 있는 ‘이 마에스트리’(단장 양재무)의 강렬하고 품격 높은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더 할 수 없는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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