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옥자 교수 ‘그대 목소리가 되어’ 에반스 의원과의 만남-이별 고백
한인 대학 여교수와 연방 하원의원. 두 사람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만나 인연을 맺고 연인이 됐다. 동지이자 연인이었던 두 사람은 2007년 미 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그리고 불의(不意)의 긴 이별 끝에 2014년, 그 의원은 그녀에게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하고 홀연히 세상을 떠나게 된다.
사랑과 이별, 한편의 드라마 같은 서사시의 주인공 서옥자 교수(콜럼비아 칼리지, 워싱턴 정대위 전 회장)가 한 권의 책을 냈다. 처녀작이기도 한 ‘그대 목소리가 되어’(세창미디어 간). 그녀의 연인이었던 레인 에반스 전 하원의원과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한 역사적 기록이자 운명적 사랑에 관한 비련(悲戀)의 회고록이다.
워싱턴에서 시작된 에반스 의원과의 만남과 그에 대한 소개에서부터 미 의회에서의 청문회와 위안부 법안상정 등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 위안부 할머니들과의 사연, 에반스 의원의 건강 악화와 은퇴, 그리고 이별 등을 총 7장에 싣고 있다.
또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캐세이퍼시픽 승무원, 하얏트 서울 홍보담당 등의 일을 하다 1987년 도미한 개인사도 잠시 펼쳐놓았다.
레인 에반스 연방 하원의원과는 1999년 워싱턴 정신대 대책위원회 사무총장을 맡게 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중년에 만난 우리는 아이들처럼 스스럼없이 서로를 좋아했고 삶의 목표를 향해 함께 뛰었습니다.”
공공연한 연인이었던 두 사람을 갈라놓은 건 에반스 의원의 몸에 깃든 파킨슨씨병이었다. 2007년 정계은퇴를 한 그는 고향 일리노이에서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8년의 긴 이별 끝에 그는 지난해 11월 차가운 관 속에 누웠다.
“에반스가 저에게 청혼을 하고 결혼을 하려 했어요. 그러나 그의 법적 후견인이 저를 그와 만나지 못하게 막았어요. 법이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고 사람이 법을 위해 존재하는 그런 모순과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 가지 못한 절절한 아픔을 글에 담고 싶었습니다.”
서 교수는 ‘그대 목소리가 되어’가 지난 7월 세상에 나오자 한국 나눔의 집에서 위안부 할머니들과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워싱턴 지역 출판기념회는 9월 초순경 열 계획이다.
서옥자 교수는 “아베 일본 총리의 방미 후 에반스 의원이 그토록 열정적으로 기여했던 위안부 문제가 미 의회 안에서도 기류가 바뀌는 것 같다”며 “이제 에반스 의원은 세상을 떠났지만 저라도 그의 목소리가 돼 위안부 문제는 물론 이 세상의 낮은 자들을 위해 그가 못다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책 문의 okcha2009@gmail.com
(240)271-6441
<이종국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