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가리로 하루 2천여명씩 쏟아져
▶ 오스트리아·독일 등 특정국 몰려
1일 세르비아에서 기차길 역을 따라 헝가리로 향하는 난민들이 길게 줄을 지어 걸어가고 있다. 이들은 보트로 지중해를 건너 발칸반도를 지나 독일로 향하고 있다.
헝가리 정부의 방조로 부다페스트를 떠난 ‘난민열차’가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 1일 독일 뮌헨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뮌헨 기차역에 도착한 난민들은 독일 시민들이 ‘환영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빵 등 식료품을 나눠주며 반기자, “우리는 독일을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화답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일 시리아인들이 독일에서 난민지위를 얻어 안착할 가능성이 크다고 확인했고, 요아힘 헤르만 바이에른주 내무장관 역시 경찰 집계로 2,200명가량 유입된 난민들을 헝가리로 되돌려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단 시리아 난민들이 독일에 정착할 가능성은 커졌지만 이로 인해 더 많은 난민들이 독일로 쏟아질 것이 뻔해 메르켈 총리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발칸반도를 통해 하루 2,000명씩 헝가리로 쏟아져 들어온 난민들은 지난 한 달여간 부다페스트 역 근처에 발이 묶여 있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이자 EU 국가간 자유왕래를 보장하는 솅겐조약 가입국인 헝가리는 관문국가로서 비자와 신분증이 없는 난민들의 서유럽행을 막아왔기 때문이다.
헝가리는 그러나 지난달 31일부터 부다페스트 역에 배치했던 경찰병력을 모두 철수시켜 난민들의 서유럽행을 사실상 방조했다.
헝가리는 또 EU에 들어온 모든 난민은 최초로 도착한 국가에서 망명신청을 해야 한다는 EU의 대표적 난민수용 원칙인 더블린 조약도 무시했다.
헝가리가 자국으로 몰린 난민들이 오스트리아와 독일로 이동하도록 내버려둔 이유는 최근 독일 정부가 시행한 더블린 조약 적용 유보가 자리한다. 독일 연방 이민·난민청은 더블린 조약의 적용을 유보했다. 지난 21일부터 시리아 난민에 한해서다.
결국 시리아 난민에 대해선 ‘과거’를 묻지 않고 망명처리를 전담하겠다는 의지 표명이었다. 더블린 조약은 망명지 샤핑을 막고 망명처리를 신속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입안된 것이지만, 그런 취지를 떠나 특정국들로만 부담이 쏠리고 있으니 그 부담을 나눠 지겠다는 차원이었다.
그러나 조약 적용을 유보한 채 짐을 스스로 지겠다고 나선 독일에, 헝가리는 힘을 보태는 대신 되레 대놓고 짐을 안겼다. 독일의 관대한 난민정책 표명이 부른 결과라는 항변과 함께다. 이 바람에 독일이 고스란히 이 난민들을 떠안아야 하는 실정에 내몰린 것이다.
헝가리 정부는 난민들이 너도나도 ‘난민열차’에 올라타기 위해 몰려들면서 혼란이 가중되자 1일 오전 부다페스트 역을 일시 폐쇄했다.
헝가리 국영 철도회사는 “앞으로 추가공지 때까지 어떤 열차도 부다페스트 역에 정차하거나 부다페스트역을 떠날 수 없다”며 “모두 역 구내에서 나가달라”고 공지했다. 현재 부다페스트 역에는 난민 수백명이 서유럽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독일로 가는 중간 정차역인 오스트리아 빈 역에서도 현지 경찰이 주 출입구에 늘어서 난민들에게 역을 떠나라고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간 정차역인 빈에 내린 난민들은 “독일로 가겠다”며 역 플랫폼에 머물고 있다.
오스트리아 경찰에 따르면 부다페스트 발 열차로 빈에 도착한 난민수는 31일 하루에만 3,650명에 달했다. 독일 현지에서는 약 80만명의 난민들이 독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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