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시리즈 10회 우승에 올스타 15번, AL MVP 3번 선정
▶ 독특한 ‘요기즘’ 어법으로 미국인 사랑 한 몸에 받은 전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3일 경기에 앞서 요기 베라에 휴스턴 유니폼과 모자를 씌운 영상을 띄우며 그를 추모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It ain’t over till it’s over)라는 명언으로 유명한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캐처 요기 베라가 23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 1925년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난 베라는 1946년 9월 23일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고 1965년까지 현역 생활을 하며 2,120경기에 나서 타율 .285(7,555타수 2,150안타), 358홈런을 기록했다. 1948년부터 1962년까지 15시즌 연속 올스타에 뽑혔고, 세 차례(1951년, 1954년, 1955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했다. 양키스는 베라가 주전선수로 뛴 기간동안 무려 10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 10개를 수집한 선수는 베라 뿐이다. 양키스는 베라의 등번호 8번을 영구 결번했다.
은퇴 후 1964년 양키스 감독에 오른 그는 시즌 종료 뒤 해고됐고 1965년 뉴욕 메츠에서 플레잉 코치로 뛰었으며 1971년에는 메츠 감독에 선임되기도 했다.
선수로서 이룩한 그의 명성은 누구보다도 화려하지만 그를 더욱 유명하게 만든 것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그의 독특한 어록이다. 학교를 8학년까지밖에 다니지 않은 베라는 영어선생님이 들으면 기가 막힐 정도로 문법을 난도질한 ‘제멋대로’ 어법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의 발언들은 문법이나 의미상으론 앞뒤가 안 맞거나 아예 문장이 성립하지도 않는 경우가 상당수였지만 너무도 재치가 넘치고 재미있어 듣는 사람들의 배꼽을 쥐고 했고 그와 같은 말들을 일컫는 ‘요기즘(Yogiism)’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특히 그가 만들어낸 최고의 ‘명언’은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 (It ain’ t over ‘til it’s over) 이다. 1973년 메츠가 시카고 컵스에 9.5게임차로 뒤진지구 최하위를 달리고 있을 때 한기자는 베라에게 “시즌이 끝난 것인가”라고 묻자 베라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고 당시 메츠는 컵스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이는 야구 역사상 가장 유명한 명언으로 자리잡았다. 또 “This is like dejavu all over again.” (이건 데자부가 다시 온 것 같다)는 말도 그가 남긴 유명한 명언 중 하나다. ‘데자부’란말 자체가 ‘전에 본 것 같은 느낌’이라는 뜻으로 이 문장은 사실 같은 말을 되풀이한 불필요한 이중적 표현이지만 지금은 미국인들이 흔히 즐겨 사용하는 표현이 됐다.
이 밖에도 베라는 “야구의 90%중 절반은 멘탈이고 나머지 절반(계산상 10%이어야 하지만 선수는 중요하지 않다)은 피지컬이다”이라는 말과 “내가 말했다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내가 한 말이 아니다” 등 숱한 명언을 남겼다.
베라의 본명은 로런스 피터 베라다. 베라가 가부좌를 트는 모습을 본 친구가 요가 동작과 비슷하다고 해서 요기라는 별명을 붙였고, 베라는 현역 시절에도 요기라는 별명을 이름처럼 썼다. 과거 ‘요기 베어’라는 이름의 만화영화 주인공 곰과 이름이 비슷한 데 베라도 ‘요기 베어’ 제작사를 상대로 비슷한 이름을 무단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던 적이 있었다.
베라는 작은 덩치에도 매 시즌 20개에 가까운 홈런을 쳤다. 삼진을 좀처럼 당하지 않는 선구안도 갖췄다. 폴 리차즈 전 볼티모어 오리올스 감독은 “마지막 3이닝에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타자”로 베라를 꼽을 정도였다. 베라는 1972년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396표 중 339표를 얻어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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