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이식 환자, 박테리아 감염으로 죽거나 패혈성 쇼크
▶ 법원, 의사·간호사 구속영장 기각…유전무죄 논란 예상

프로포폴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지방이식 수술을 받던 환자들이 죽거나 쇼크를 일으켰다. 경찰이 조사해 보니 이 병원은 쓰고 버린 마취제 프로포폴을 쓰레기통에서 주워 재활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류인 프로포폴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환자가 몰려 다 떨어지자 쓰레기통에 던져놓은 빈병 속 성분을 긁어모아 다시 썼다가 참사가 발생한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방이식 수술을 받는 여성 환자에게 프로포폴을 재사용해 패혈성 쇼크 등으로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중과실치사상 및 마약류관리법위반 등)로 성형외과 의사 정모(37)씨와 간호사 장모(27)씨를 22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월 중국인 환자 K(20.여)씨와 김모(29.여)씨에게 폐기한 프로포폴을 투여해 K씨를 다치게 하고 김씨는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의료폐기함에 버린 지 1주일 이상 된 프로포폴 바이알(주사용 약병) 빈병을 모아 그 안에 남은 프로포폴을 주사기로 뽑아내고서 K씨와 김씨에게 주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K씨는 2월 23일 지방이식 수술을 받으면서 재활용된 프로포폴을 맞았다. 이 때문에 박테리아에 감염돼 수술 직후 고열과 저혈압 등 이상증세를 동반한 패혈성 쇼크를 일으켰다.
곧바로 대형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K씨는 다행히 상태가 호전돼 이틀 뒤 퇴원했다.
그러자 이들은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사흘 뒤인 26일 김씨에게도 마찬가지로 버려졌던 빈병 속 프로포폴을 모아 주사했다.
김씨는 K씨와 같은 증세를 보여 대형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패혈성 쇼크가 다기관 장기부전으로 이어져 이틀 후 사망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이송할 때도 응급차가 아닌 정씨의 개인 승용차를 이용했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수액·산소 공급 등 기본적인 응급조치도 받지 못해 증세가 악화했다.
특히 정씨는 다른 수술이 잡혔다는 이유로 피해자 이송에 동행하지도 않아 환자를 넘겨받은 병원 의료진이 환자 상태와 발병 경위 등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수술에 참여했던 간호조무사에게서 프로포폴을 재사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등 감정기관에서는 오염된 프로포폴 재사용에 의한 과실이 인정된다는 판정도 받았다.
이들은 성형외과에 환자들이 몰려 미리 준비한 프로포폴이 다 떨어지자 수술을 더 할 욕심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이 전했다.
경찰은 두 건 외에 다른 추가 범행이 없다는 병원 측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보고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경찰은 담당 보건소에 이들의 마약류관리법위반 혐의에 대한 행정처분을 의뢰할 계획이다.
법원은 이들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고 피해자 측과 합의했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생계난을 해결하려고 수십만의 물건을 몇 차례만 훔쳐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단을 놓고 유전무죄 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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