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고기·돼기고기 등 붉은 고기가 암 유발한다니...”

한인 마켓을 찾은 한 고객이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가 진열된 육류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추수감사절 특수 앞두고 가공육 등 취급 미 육류업계 WHO 경고 항의
세계보건기구(WHO)가 26일 소시지와 햄, 붉은 고기 등이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한인 육류업계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소시지와 햄, 베이컨, 말린 고기 등 가공육을 담배, 석면과 같은 1군 발암물질로,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를 암 유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한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보고서가 이날 발표되면서 뉴욕일원의 정육점과 식당, 마켓 등 한인 육류업계는 매출 감소를 우려하며 향후 소비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IARC에 따르면 고기의 색깔을 선명하게 하고 세균번식을 억제하기 위해 대부분의 가공육에 아질산나트륨이 사용되고 있다. 바로 이 아질산나트륨이 가장 피해야 발암물질이라는 설명이다.
WHO의 이날 경고로 미 육류업계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추수감사절 시즌 햄 소비 감소를 우려하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당장 육류업계는 이 같은 경고에 항의하며 암은 특정한 음식이 아닌 여러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북미육류협회는 “암은 단독음식에 의해 발생하지 않는 복잡한 질병”이라며 생활과 환경요인들을 강조했다.
한인 육류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인 정육점들은 대부분 가공육을 취급하지 않고 있어 소고기와 돼기고기 등 붉은 고기에 대한 매출 감소 우려가 주를 이뤘다.
베이사이드 소재 한미정육점의 김동환 대표는 “붉은 고기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매출 감소로 이어질까 우려 된다”며 “하지만 발암물질은 어디에나 있는 것으로 암은 여러 요인에 의해 생기는 것이지 결코 소고기나 돼지고기를 섭취했다고 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 한다”고 밝혔다.
팰리세이드 팍 소재 브로드고기집 관계자도 “아질산나트륨이 첨가된 가공육이 암을 유발 할 수 있다는 경고는 이해할 수 있으나 예전부터 먹어온 붉은 고기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금강산 식당의 유춘식 이사는 “갈비와 불고기는 한인은 물론 타인종들도 많이 찾는 최고의 한식으로 한국의 대표 음식”이라며 “고기는 환자들의 식단에도 포함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WHO는 붉은 고기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에 앞서 보다 정확한 상관관계를 먼저 입증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정육 고기를 취급하는 산수갑산 Ⅱ의 김나연 매니저도 “이번 경고로 잠시 파장은 있겠지만 붉은 고기는 오래 전부터 먹어온 음식인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워너밋의 김원호 대표는 “붉은 고기는 미국인들에게 우리의 쌀과 같은 주식”이라며 “WHO의 이번 경고에 대한 연방농무부(USDA)의 공식입장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매년 추수감사절 시즌 햄 소비가 최고조에 달하는 데 이번 경고로 가공육을 주로 취급하는 미 주류 업소들의 매출 감소는 우려 된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도 걱정이 커지고 있다. 플러싱 거주 한인 김모(35세)씨는 부대찌개를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가족모두가 부대찌개를 좋아해 식탁에 자주 올렸는데 햄이 문제가 됐다. 김씨는 “햄이 1군 발암물질에 분류됐다는 경고에 충격을 받았다”며 “햄이 들어간 부대찌개는 앞으로 못 먹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진수 기자> 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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