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훑다 보면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을까 싶은 행동을 사람들이 단체로 했던 경우가 많다. 히틀러와 나치가 유태인과 폴란드인 등을 학살했던 것이 대표적이지만,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의 죽음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수도 있다. 중국의 문화 혁명을 현장에서 겪은 분들과 대화를 해보면 자신들도 그 당시 어떤 광기에 휩쓸렸던 것 같다고 한다. 제2차 세계 대전 때 일본이 한국과 중국 등에서 저지른 만행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미국 내의 일본인들이 수용소로 내몰린 사건은 소수민족 입장에서는 불안한 마음의 그림자로 남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독재자나 잘못된 정부 주도의 선전에 의해서만 그러한 일들이 일어나느냐 하면, 시시종종 일어나는 아프리칸 어메리칸 폭동이나, 살렘의 마녀사냥과 같이 불씨만 당겨지면 폭발 직전이었던 긴장 상태가 불타오르는 경우도 많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사회학자들이 연구해서 다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이쪽으로 몰리고 저쪽으로 몰리고 한다. 과학이라던지 사실이라던지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감정에 휩쓸려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한다. 정치나 사회적인 현상뿐 아니라 음식이나 건강, 교육 같은 문제도 마찬가지다. 21세기인데도 왜 우리는 과학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는가.
중학생인 아들이 어디서 달 착륙을 한 것은 꾸며낸 이야기라는 괴담을 들어왔다. 그 증거 중의 한 가지가 아폴로 11호 이후에는 달에 인간이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무려 아폴로 17호까지 계속해서 달에 가는 바람에 달에서 가져온 돌 값이 폭락할 정도였다고 해도 반신반의한다. 어머니는 전자레인지에 데운 물을 주면 식물이 죽는다고 전자레인지에 물을 데우지 않는다. 실험으로 식물이 똑같이 잘 자라서 생생한 것을 보여드려도 실험이 잘못되었다고 한다. 블루베리가 청소년 근시와는 상관이 없다고 안과 전문의인 남편이 얘기해도 아이들 안경 도수 안 올리려고 블루베리즙을 먹인다.
아무 의심 없이 모든 것을 믿어 버리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너무 모든 것을 의심하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의심하고 싶은 것만 의심하는 것이다. 책도 인터넷도 방송도 신문도 어느 것도 옥석을 가려서 휩쓸리지 않고 과학적으로 생각하며 볼 수 있는 시대가 오기는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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