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카운티 최대 한인 밀집지역으로 ‘제2의 코리아타운’을 형성하고 있는 부에나 팍과 풀러튼을 중심으로 지난 2013년 ‘OC북부 한인회’ 창립 과정에서 한때 소동이 벌어졌었다. 기존의 OC한인회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공청회 자리에서 고성이 오고가기도 했다.

그 당시 OC한인회 임원들은 부에나 팍과 풀러튼 인사들도 한인회에 들어와서 활동하면 되는데 굳이 또 다른 한인회를 결성해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이들은 오렌지카운티에 2개의 한인회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부 한인회 인사들은 부에나 팍과 풀러튼 지역에 오렌지카운티 최대의 한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독립적인 한인회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결성을 강행해 결국 창립 행사도 가졌다.

그이후 북부 한인회는 부에나팍 시청 건너편 ‘구 우먼스 클럽’을 리스해 한인회관 건립을 시도하는 등 그나마 잠깐 활동했지만 당시 회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지난 2014년 새 회장이 선출된후 1년남짓 되었지만 지금까지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 한인회 이사 또는 임원이 누구인지 조차도 모르는 상황이다.

OC북부한인상공회의소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2014년 12월 창립식을 가진후 이 지역의 한인 상권 활성화를 위한 몇가지 방안만 발표해 놓고 전혀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단체는 타 민족들에게 한류 문화에 대해서 바르게 인식 시키고 한인 상권을 중심으로 건전한 한인타운을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허울뿐이었다.

북부한인상의가 발족한 이후 일부 한인 업주들은 은근히 활발한 활동을 기대했다. 상공회의소는 업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만큼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 단체가 조직되었는지도 모르는 한인들이 태반이다. 상의는 출범 초창기 이후에는 아예 미팅 조차 가지지 않고 있다.

이외에 북부 한인회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OC북부 타운 번영회’, ‘부에나팍 한인경찰 후원회’, ‘부에나팍 경찰국장 한인자문위원회’ 등 한때는 의욕을 갖고 만들었던 단체들로 한인들은 지금 이름 조차도 기억 못하고 있다.

부에나 팍에는 한인 업소들이 많은 만큼 경찰국과 한인업주들 사이에 긴밀한 유대 관계를 유지하기위해서는 필요한 단체인 ‘한인경찰 후원회’는 흐지부지된 상황이고 ‘경찰국장 한인자문위원회’는 와해된 상태이다. 한인 업주들이 범죄 또는 경찰들과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해결을 위해서 중간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단체가 없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풀러튼, 부에나 팍 한인커뮤니티를 거론할 때 마땅히 떠오르는 한인 단체가 없다. 이 지역 한인 단체들은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시작했다가 슬그머니 사라진다는 좋지않은 이미지마져 남아있다.

한인 단체는 뜻을 같이하는 한인들이 많아야 지지 기반이 튼튼하다. 지역 한인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단체들은 결국 오래가지 못한다. 몇몇 한인들이 즉흥적 또는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서 결성된 단체들은 사상누각이다. 오히려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에 분란을 일으킨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북부 오렌지카운티 한인커뮤니티는 이제 연륜이 깊어지고 있고 상권도 계속해서 팽창해 가고 있다. 이 곳은 남가주에서 LA코리아 타운을 제외하고 한인들이 가장많이 거주하고 있는 구역이다. 앞으로 이 지역 한인 인사들은 한인들을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고 단체를 결성해야 할 것 같다.

<문태기 OC 취재부장·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