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미국에서는 2016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 민주 양당의 예비선거전이 치열하게 치러지고 있다. 먼저 예비선거전을 시작한 공화당은 트럼프라는 억만장자의 독무대가 되었다. 그가 기존의 어떤 정치인들이 하고 싶었지만 감히 정치적인 생명을 걸고 할 수 없었던 그런 말들을 막 뱉어내고 있다.
멕시코계 이민자들을 성폭행범 마약 범죄자라고 했다. 베트남전 전쟁 영웅 존 메케인을 단순한 포로일 뿐이라고 했다. 그 외에도 여성에 대한 발언, 한국에 대한 발언 등 요약하면 어떤 이슈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이야기하기 보다는 어떤 하나의 현상을 침소봉대하여 선동한다. 기존의 생각과 방식을 부정하면서 자신만이 새로운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에, 유세나 토론의 방식도 투박하고 거칠다. 마치 아무 거리낌 없는 최고의 보스처럼 행동한다. 그의 유세와 토론을 보면 무슨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
그의 이런 스타일은 공화당 예비선거전을 미국의 미래를 위한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새로운 담론을 내세우지 못하고 서로를 공격하는 닭싸움 장처럼 만들었다. 정치적인 식견과 능력이 있는 꽤 괜찮은 후보들까지도 이런 페이스에 말려드는 분위기다.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던 힐러리 대세론도 아직은 현실화 될지 장담하기 힘들다. 이메일 스캔들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 있는 데다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의 인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유력하지는 않지만 다크호스라 부를 만 하다.
샌더스는 수많은 출마와 낙선에도 좌절하지 않고 버몬트 주에서 무소속으로 시장과 연방하원을 거친 후 현재 연방 상원의원을 하고 있다. 그는 북유럽의 복지국가 스웨덴, 노르웨이 같은 사회민주주의를 자신의 일관된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들었다.
애초 민주당의 정책노선을 진보로 옮기기 위해서 출마한 것으로 선거 전문가들은 판단을 했지만 막상 경선이 시작되고서는 힐러리 후보에게 상당한 위협을 안겨주고 있다. 여전히 그가 후보가 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자칫 싱거울 뻔 했던 민주당 레이스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는 유대계 이민자의 아들로서 시카고 대학재학 시절 인종주의에 대항을 해서 경찰에 체포 되었고, 지금 연방의회 내에서 킹 목사의 ‘I have a dream’ 연설에 참여한 두 의원 중 한 명이다. 유대인이면서 이라크전을 반대했다. 그의 담론은 ‘못 살겠다 갈아보자’이다. 1% 부자를 위한 정부가 아닌 99%를 위한 정부와 정책이다.
민주당의 대선 토론회는 미국의 미래를 논의하는 진지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힐러리조차도 진보적인 정책을 가지고 샌더스와 겨루었다. 이제 민주당의 담론은 부의 공정한 분배와 99%를 위한 정부로 통합되고 있는 양상이다.
최종적으로 양당의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지금까지의 미국의 대선 예비경선은 추상적이고 선동적인 보수의 담론을 가진 공화당과 부의 쏠림을 제어하겠다는 민주당의 진보 담론 간의 대결이라 봐도 무방하다. 두 당의 이념과 정책적 차이는 너무나도 극명하다.
그렇다면 미국 내 인구의 1%도 되지 않는 우리 한인들은 어디로 시선을 돌려야 할까? 아직 대선까지는 1년 가까이 남았지만 양당 대선주자들의 담론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평가해야 한다. 감정이 아닌, 냉철한 이성과 판단으로 미국의 장래를 끌고 갈 지도자로 누가 가장 적임자인지 가려내는 것은 한인 유권자들의 신성한 의무이자 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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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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