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업소들이 대기 공간을 쉼터로 꾸며,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업소 내에 의자와 테이블 몇 개로 대기 공간을 마련한 수준을 벗어나 별도의 커피 바를 마련하고 아이패드 등의 설비를 제공하는 등 커피숍 못지 않은 공간과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 것.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은 바로 미용업계다. 설치와 인테리어에 초기 비용 뿐 아니라 유지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펌이나 염색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서비스를 받는 고객들로부터 특히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단골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

플러싱의 미용실, ‘까까뽀까’는 올 봄 확장이전을 단행하면서 고객들의 대기 공간에 가장 공을 들였다. 입구에 들어서면 바(Bar)와 독서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어 커피숍인지 미용실인지 어리둥절하게 할 정도로 눈길을 끄는 경우다. 대기 공간에서만 30명을 수용할수 있을 뿐 아니라 녹차, 아메리카노, 둥글레 차 등 10여가지 차와 빵, 쿠키, 토스트까지 제공되고 있는 것.

서비스를 제공하는 10개 이상의 스테이션에는 각각 아이패드가 갖춰져 있어 고객들은 파마나 펌 등 3-4시간이 걸리는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드라마를 보는 장면을 심심찮게 목격할수 있다. 대기 공간의 한쪽 면 전체는 신문과 잡지뿐 아니라 만화책으로 빼곡한 책장도 마련돼 있다.

이영미 원장은 “헤어샵은 서비스가 기본이기 때문에 이전할때 가장 신경을 쓴 것이 바로 대기 공간을 꾸미는 법”이라며 “고객에게 한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하면, 과거에는 그냥 돌아갔는데 요즘은 돌아가는 대신 이 곳에서 순서를 기다렸다가 꼭 미용 서비스를 받고 간다. 또한 가족 단위 고객들도 증가하는 등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머리카락을 자르기 싫어하는 꼬마 손님들의 경우, 아이패드로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면 얌전해지기 때문에 학부모 고객들도 증가하고 있다는 것.

지난 9월 플러싱 노던 블러버드 154가에 문을 연 에스 뷰티 살롱도 커피숍과 유사한 인테리어로 쉼터를 꾸며,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 경우다. 아이패드 등이 별도로 제공되지는 않지만 헤어 스탠드에서 널찍이 떨어진 편안한 공간에서 각종 차를 마시며 순서를 기다릴 수 있다. 관계자는 “한국에서 매장을 운영할 당시 쉼터를 제대로 꾸며야 운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뉴욕에서 개점할 때도 이 부분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특히 남자친구가 헤어 서비스를 받는 여자친구를 기다릴 때 등 여러명이 왔을때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푸른 투어도 맨하탄 오피스에 쉼터를 마련한 경우다. 여행사로서는 특이하게 맨하탄 사무실내에서 차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 고객들 뿐 아니라 상담자들에게 열어 놓고 있는 것. 무료 복사 및 인쇄 서비스도 제공하기 때문에 지도나 특정 정보를 복사하거나 인쇄할 수 있다. 푸른투어에 따르면 최근 직원들의 잇따른 휴가로 사무실이 임시 휴업 중이지만 사무실이 문을 여는대로 서비스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관련 업주들은 서비스 강화 차원으로 변신에 나서더라도 자칫 뉴욕시 소비자국의 규정을 위반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까까뽀까 미용실의 크리스 이 부원장은 “음료는 꼭 대기 공간에서만 밀폐된 용기로 제공돼야 한다”며 “몇몇 주의점만 지킨다면 고객 확보에 확실히 좋은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C1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