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학생 취업, 하늘의 별따기라고요?
▶ 기회는 준비한 자에게 옵니다
유학생 신분으로 미국에서 직장 잡기를 마치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 힘들다’는 비유를 한다. 그만큼 유학생들 사이에선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는 걸 의미한다. 최근 본보에 ‘취업비자 받기 더 어려워진다’<11월 16일자>, ‘한국 30-40대 미국비자 별 따기’<11월 21일자> 등의 기사가 연달아 실린 게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처럼 유학생 신분으로 뚫기 힘들다는 취업문을 통과한 건 물론이고, 200개국 1억명 이상이 가입한 세계 최대 비즈니스 네트워크 사이트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L’사. 일본 3대 자동차기업 'N'사(두 개 기업은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이니셜 처리함). 파이낸셜 테크놀로지 기업인 ‘캐피탈 원’(Capital One)에도 합격한 한인 유학생이 있다. 요즘 같은 시기에 그것도 유학생 신분으로 1개사 합격도 힘든데 3개사에 동시 합격하면서 캐피탈 원을 선택한 김영교(영어명 Kyo•27•사진)씨가 그 주인공.
그는 2012년 SF 소재 아카데이 오브 아트 유니버시티(AAU)의 웹디자인 & 뉴미디어 학과에 입학해 이번 가을학기를 끝으로 졸업한다. 김씨는 9월부터 인턴쉽을 캐피탈 원에서 했다. 모바일 솔루션과 플랫폼 분야에서 인턴쉽을 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회사측에서도 그를 높이 평가해 대졸신입사원을 건너뛰고, 주니어와 시니어 디자이너를 지나 UX 디자이너로 전격 발탁했다. 연봉도 이 분야 신입사원의 두 배가 넘는 초특급 계약을 맺었다. 이같은 나름의 성공에는 고집과 계획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씨는 “안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너무 긴 목표보다는 내가 이룰 수 있는 단기목표를 세워 달렸다”면서 “대신 유학생 신분으로 영주권, 시민권자와 동등한 조건으로 취업문을 두드린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신 무급이든 상관없이 인턴쉽을 하면서 경험치를 쌓아나갔다. 부동산 정보기업 질로우, 삼성 리서치 아메리카 등에서 리서치부터 디자인 유저테스트까지 프로젝트에 처음부터 끝까지 ‘앤드 투 앤드’로 참여했다. 특히 캐피탈 원의 경우 새로 론칭하는 앱, 웹을 총망라하는 프로젝트(20/20)에 디자이너로 참여, 활약해 주목을 받았다.
김씨는 “인턴 수습기간이었을 당시 상급자가 딱히 시킬 일도 없고 해서 ‘시간 날 때 한 번 보라’며 큰 기대 없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 내용을 건넸다”면서 “이걸 보면서 며칠을 고심해 단점에 대해 내 나름대로 2-3장으로 정리해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회의시간에 문제점과 이를 보완할 아이디어를 제시했고, 프로젝트 수정에 들어갈 정도로 그의 지적은 효율적이었고 참신했다. 이 기회가 현 회사에서 “바로 이 친구”라고 파격적 입사를 결정한 계기가 됐다.
김씨는 “졸업 때까지 완성된 지식과 실력을 쌓고 취업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고, 세계에서 엄청난 실력자들이 실리콘밸리로 몰려들고 있다”며 “유학생 신분으로 실리콘밸리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그들에 비해 무언가 더 어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그는 빠르게 변화•발전하는 분야에서 생존•성장하기 위해 그걸 받아들일 ‘태도’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또 유학생으로서 강해질 수 있는 한가지의 방법은 경험 즉 ‘인턴쉽’이라고 강조했다. 세 번째로 합격과 불합격으로 나눠지는 입사인터뷰지만 그 모든 것들이 힘이 되고 경쟁력이 된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는 점과 인턴쉽을 하면서 “난 인턴이니까”라는 생각을 버리고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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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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