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상품이 되었다. 평생 폐결핵을 앓다가 죽은 가난한 화가 모딜리아니가 자신의 작품 '누워있는 나부'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2,000억 원에 팔린 것을 알면 기분이 어떨까? 택시 운전사 출신의 중국 억만장자가 샀다고 한다(한국일보 11월 10일자). 경매가격 기준 1위는 역시 피카소다. '알제의 여인들'이 1억8,000만 달러에 팔렸었다. 이 그림을 판 사람은 5배의 차익을 남겼다고 한다. 미술품이 불경스럽게도 돈 벌이 수단이 되었다. 사실, 어제 오늘의 이야기도 아니다.
투자 목적의 미술품 매매에 대한 세금은 조금 특별하다. 먼저, 한국은, 그전에는 전혀 과세를 하지 않고 있다가, 2013년부터 양도가액이 6,000만 원 이상이면 22%의 기타소득 과세로 시늉을 내기 시작했다(한국 소득세법 제21조 1항 25호). 그러나 생존하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은 과세 대상에서 아예 빼버렸다. 고액은 종합소득세를 매긴다고 하지만, 한국 정부가 미술품에 대한 과세 의지가 과연 있기는 한지 의심이 든다. 한국에 가서 복덕방만 찾아다니지 말고, 갤러리 같은데도 좀 가보자. 잘만 하면, 투자와 절세를 우아하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기본적으로 일반 부동산 투자와 같이 취급한다. 오히려 부동산보다 미술품의 세율이 더 높다. 예를 들어서, 어느 부부가 50만 달러의 차액을 봤을 때, 2년 이상 거주한 집은 zero 세금, 투자용 부동산은 20%, 그러나 미술품은 28%의 연방 소득세를 내야한다(3.8%의 순투자 소득세 NIIT와 최저한세 AMT, 주정부 소득세 등은 별도).
미술품 투자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부동산처럼 1031 exchange가 가능하다는 것이다(앞으로 폐지하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일을 해보면, 오히려 부동산보다 더 쉽고 더 간단한 것이 미술품 교환을 통한 절세다. 17만 달러에 '누워있는 나부'를 팔고, 18만 달러에 '알제의 여인들'을 사면 양도소득세를 전혀 낼 필요가 없다.
새로 산 '알제의 여인들'을 갖고 있다가 자녀에게 상속하면, 단순한 이연(tax deferred)이 아니라, 평생 세금이 없게 할 수도 있다(tax free). trade-in 면세 조항을 잘 이용하면 세일즈 택스도 줄일 수 있다. 2만 달러 미만의 저렴한 그림도 많다. 남들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사고팔 때, 나는 20평짜리 작은 아파트를 사고팔면 된다.
오해가 없길 바란다. 잘 모르면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많다. 이미 미술품 투자는 한물갔다는 보고서들도 많다. 미술품에 대한 안목이 있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싶다면, (그리고 그쪽에 정통한 전문가들을 알고 있다면) 미술품도 투자 대상에 올려놓을 수 있다. 잘만 조합하면 문화적이고도 고급스러운 절세와 상속계획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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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한 <공인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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